전기차 플랫폼 조단위 시장 열린다…배터리 빅3도 '들썩'

안정준 기자
2020.09.13 17:22

[MT리포트]④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내년 상반기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가동하며 테슬라 추월에 나선다. 지난 130년간 자동차를 지배해왔던 내연기관을 뒤로 하고, 이제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 시대를 본격 개막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노조와 긴밀히 협의하며 E-GMP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두그룹으로 치고 나갈 태세다. 이 플랫폼은 글로벌 강자인 한국 배터리업체들에게도 전무한 성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관련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현대차그룹 E-GMP 가동의 의미와 파장을 분석해본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가동은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같은 한국 '빅3' 배터리 업체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E-GMP로의 배터리 공급은 또 한 단계 기업을 성장시킬 결정적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E-GMP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2차 공급사로 LG화학을 낙점한 상태다. 1차 공급사인 SK이노베이션은 당장 내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하며, LG화학은 2022년 이후 생산하는 전기차의 배터리 공급을 맡는다.

지금까지 양사는 1~2차가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별로 배터리 공급을 양분해왔다. LG화학이 주로 현대차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했다면, SK이노베이션은 기아차 배터리를 맡는 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현대차 E-GMP가 본격 가동하면 1~2차, 나아가 3~4차 식으로 배터리 공급을 차수별로 전담하게 되고, 그만큼 더 많은 차수를 확보하려는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은 격화될 조짐이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E-GMP 배터리 공급도 원래 차수 개념이 없었지만 배터리 를 수주하려는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이를 분담하는 차수 방식이 도입됐다"고 밝혔다.

배터리업계는 각 차수별로 배터리업체들이 조 단위 배터리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수주 금액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 전용 E-GMP가 가동하는 첫해인 만큼 인기몰이를 할 수 있고, 협업 노하우 측면에서도 SK이노베이션과 계약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앞으로 예정된 E-GMP 3차 배터리 물량을 어떤 업체가 수주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또다시 맞붙을 것으로 본다.

이와 달리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는 현대·기아차가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하며 E-GMP 수주 경쟁에선 한발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배터리 협업을 위해 회동하면서 협력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전기차 배터리→자동차용 반도체→자동차 전장'으로 이어지는 폭넓은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E-GMP 가동을 계기로 최강자 그룹에 속한 상태다. 테슬라와 폭스바겐·아우디, 르노·닛산 등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4강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장 테슬라를 정조준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E-GMP는 배터리 업계 입장에선 전기차 외에 수소전기차와 개인비행체(PAV)로 협업을 늘리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1위인 한국 배터리업계가 현대차그룹과 함께 차세대 모빌리티 배터리도 꽃피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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