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부침을 거듭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올해 첫 해외 경영활동의 막을 올린다. 부회장 직책을 달고 처음으로 CES를 찾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방문해 국내외 주요 기업관을 관람하며 친환경 솔루션 등 첨단 기술 트렌드를 살필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유독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SK그룹 회장이자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약 20개월 동안 활약했다. 지난해 6월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후에는 '깁스 투혼'을 펼치며 총 지구 약 17바퀴에 해당하는 거리(약 70만㎞)를 돌았지만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고, 그룹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 회장은 올해 CES에 지난해보다 오래 머물며 혁신과 미래비전 살펴 '심기일전'한다. 최 회장이 CES 참석을 결정한 건 에너지와 기후 위기 등 글로벌 악재가 산재한 상황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전 기업이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SK그룹 전체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신년 인사를 하며 "큰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넓고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처럼, 올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우리 스스로 성장에 맞는 내실을 갖추는 계기로 삼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이어 에너지와 기후 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숙제로 꼽으며 "만약 우리가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며 지속 성장하는 공존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도 당부했다.
최 회장과 함께 SK그룹 경영진도 CES에 사실상 총출동한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박원철 SKC 사장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 CEO들이 같이한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CES 2024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3년 연속 CES 현장을 찾고 있지만, 부회장 타이틀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11월 부회장이 됐다. 특히 정 부회장은 국내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기조연설을 맡았다. 전시회 둘째 날인 10일 기조연설에서 바다에 이어 육상 인프라로 확장한 HD현대의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인프라 건설의 전략과 비전을 공개한다. HD현대의 차세대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에선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조영철 사장과 이동욱 사장,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사장 등이 CES 현장에서 사업 확대 방안을 협의하거나 투자 업무협약을 맺는다.
한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이번 CES에서 글로벌 기업의 부스를 방문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모색한다. 박 회장의 CES 방문은 2020년에 이어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