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잡자'... TV/가전시장 중국기업 총공세

오진영 기자
2024.01.04 09:42

'CES 2024' 한국기업 500여곳 총출동
日·中 "왕좌 탈환" 한국 주력분야 공세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한국 기업 500여곳이 세계 최대의 전자 전시회를 찾는다. 저렴한 제품을 앞세운 중국과, 권토중래를 꿈꾸는 일본 기업과의 각축전이 예고됐다. 한국 기업은 혁신 가전 제품에서부터 초고성능 메모리, 전기차 솔루션 등 차세대 제품으로 시장 입지를 재확인하겠다는 각오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스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는 한국 기업 500여곳이 참가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망라돼 있다. 이미 주최측인 CTA(소비자기술협회)로부터 13개의 최고혁신상과 150여개의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최고혁신상이 36개, 혁신상이 522개인 것을 감안하면 많은 숫자다.

한국 기업의 전시회 키워드는 차세대 산업과 친환경, 신제품 등 3가지로 요약된다. AI(인공지능)나 로봇, 전기차 등 차세대 산업에서 기술력을 보여주면서 친환경 노력을 공개하고, 신제품으로 글로벌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AI 비전을 제시하며, LG전자는 차세대 모빌리티(이동 수단) 솔루션을, SK그룹은 친환경 청사진을 소개한다. 현대·기아도 미래 사업전략을 선보인다.

목표는 일본·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일본은 소니와 샤프 등 주요 기업이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과 TV 새 모델을 공개한다. CES 2023에서 선보였던 제품보다 한 단계 개선됐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해외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렸던 중국은 올해 최대 규모인 1100여개의 기업이 부스를 꾸렸다. 모든 국가 중 가장 많다. 하이센스나 샤오미는 전기차, 미니 LED TV 등 신제품을 대거 준비한다.

국내 업계의 우려는 일본·중국의 새 제품들이 대부분 우리 기업의 주력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소니의 2024년형 TV나 파나소닉의 친환경 솔루션은 삼성전자나 SK의 TV 신제품·솔루션과 겹친다. TCL의 미니 LED TV나 스마트폰, 하이센스의 AI TV도 대부분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성능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의 공세가 거세다. 중국 간판 가전업체인 TCL과 하이센스는 한국 기업 바로 옆에 전시관을 꾸린다. TV 분야에서는 기술력이 낮은 중국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선보인 신제품은 우리 기업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TCL의 TV는 낮은 가격과 공격적 마케팅, 인상적인 성능으로 삼성 바로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업계는 CES 2024에서 차이를 벌려놓지 못하면 일본은 물론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과의 경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이센스와 TCL의 TV 출하량은 어느새 LG전자를 제치고 2위, 3위를 기록했으며 샤오미는 전기차 개발에만 1조 8000억원을 투입했다. 일본도 특유의 가전·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워 왕좌 탈환을 노린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 기업은 올해 CES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우리 기업만이 갖고 있는 반도체나 가전, 전기차 솔루션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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