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올해 10월 예정된 '윈도10' 기술 지원 종료에 따른 PC 교체 수요를 기대 중이다. 특히 고성능 메모리칩이 필요한 AI(인공지능) PC도 1억대 이상 출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부가 반도체의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
1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PC(데스크탑 및 노트북) 출하량은 2억5550만대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지난 4분기 출하량은 674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4.6% 늘었다. 5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PC 시장은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카날리스는 "올해는 10월 윈도10의 기술 지원 종료가 다가오면서 수억명의 PC 사용자가 장비를 교체하면서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10은 오는 10월 14일 기술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다. 기술 지원 종료 후에도 PC를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보안 업데이트 등이 되지 않는다. 보안과 안정성을 이유로 기업에서는 대부분의 PC 운영체계를 윈도11로 바꿀 계획이다. 윈도11은 이전 버전보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만큼 PC 교체도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윈도10 기술 지원 종료가 AI PC 전환을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AI PC는 자체 탑재한 NPU(신경망 처리 장치)를 활용해 클라우드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AI PC 출하량이 1억1423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출하량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노트북은 올해 출하량의 절반(51%)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도 지난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PC 시장은 하반기 윈도10 지원 종료에 따른 기업용 PC 교체 수요와 AI PC의 본격적인 출하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초중반의 출하량 증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새로운 PC 수요가 D램(DRAM)과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D램과 낸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D램 분야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은 75%에 달한다.
AI PC에 상대적으로 고성능 장비가 사용되는 것도 반도체 업계는 반갑다. 윈도11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인 'Copilot+(코파일럿 플러스) PC'는 최소 요구사항이 DDR5 16GB의 램과 256GB의 SSD(Solid State Drive)이다. 최소 D램 용량이 16GB인 만큼 업계는 24GB, 32GB를 적용한 제품도 늘 것으로 본다.
SSD에 쓰이는 낸드 가격도 최근 상승 중이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128Gb(16Gx8 MLC) 제품의 평균 가격은 2.18달러로 12월 대비 4.57% 상승하며 지난해 하반기 하락 후 반등 조짐을 보인다.
반도체 업계도 신제품을 내놓으며 대응 중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PC용 SSD인 PM9E1은 전작 대비 읽기와 쓰기 속도가 2배 이상 향상됐다. 14GB 크기의 대형 언어 모델(LLM)을 SSD에서 D램으로 1초 만에 로딩할 수 있어 AI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부분도 있지만 PC 교체 수요가 반도체 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4분기에는 3분기 선수요에 따른 계절적 영향으로 D램과 낸드 수요가 감소했으나 향후 PC와 모바일에서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