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 "정부 무공해차 보급 목표, 기업 생존 위협"

유선일 기자
2025.10.13 15:24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왼쪽 세번째)이 정부의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와 관련한 자동차 부품 업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유선일 기자

정부가 2035년까지 무공해차를 최대 980만대 보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가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무공해차로 급격한 전환 시 현행 내연기관차 중심의 부품 산업 생태계가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내 자동차 업계도 '중국산 전기차의 내수 잠식'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낸 바 있어 정부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회관에서 정부의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와 관련한 자동차 부품업계 성명서를 발표하며 "현실을 반영한 목표 설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근 환경부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송부문 대국민 토론회'를 열고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공개했다. 정부는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8% △53% △61% △65% 감축하는 4개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른 무공해차 보급 목표(전체 차량 중 등록 비중)는 △30%(48%안) △34%(53%안) △35% 이상(61%안, 65%안)로 설정했다. 정부가 2035년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를 2800만대로 설정한 점을 고려하면 이때까지 무공해차를 840만~980만대 보급한다는 목표다.

이 이사장은 "정부의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는 전기차·수소차 중심으로 급격한 전환을 전제하고 있어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와 부품업계 여건상 달성이 매우 어렵다"며 "이미 글로벌 주요 국가들 또한 시장 상황과 산업 현실을 반영해 목표를 조정하거나 속도 조절을 선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산업과 고용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인 약 20% 내외 비중의 550만대에서 650만대 사이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며 "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의 국제 책무를 이행하면서도 산업 경쟁력과 고용 안정을 지켜내는 균형 있는 접근"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중 내연기관 생산기업이 약 45%에 달하고 종사자는 11만명을 넘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공해차로 급격한 전환은 이들 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공급망 생태계를 구성하는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자동차 부품 업계는 내연기관을 병행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 탄소중립연료(e-fuel)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도 온실가스 감축 수단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지난해 시행된 '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의 전환촉진 및 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실효성 확보를 위한 예산 반영, 전동화 전환 기업 대상 정책금융 지원 확대와 요건 완화, R&D(연구개발) 자금지원 확대, 전기차 생산 세액공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앞서 국내 자동차 업계도 무공해차로 급격한 전환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는 최근 정부·국회 등에 제출한 공동건의문에서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550만~650만대로 낮출 것을 주장하며 "급격한 전동화 전환은 내연기관 중심의 부품업계 구조조정, 인력 감축 등 부작용과 중국 전기차 산업으로의 의존성 가속화, 중국산 전기차의 내수시장 잠식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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