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 2025'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등 무탄소 전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뿐 아니라 원전과 수소 등을 포함한 무탄소 전원의 다변화로 안정적인 청정 에너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이 점차 에너지를 안보화하고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각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동시에 기후 이슈와 통상을 매치시키고 있다"며 "탄소국경조정이나 기후 공시를 강화하고 민간에서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하는 것이 굉장히 큰 화두"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와중에 각국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떻게 하면 자국 내에 청정 에너지 생태계를 늘릴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청정 에너지 부문에서 세계적인 패권을 잡고 있어 이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국가에 치중된 핵심 원자재 수급 불균형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전기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한 청정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 현황과 목표 수준은 주요 선진국 대비 뒤져 있는 현실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3.7%에 달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 구조를 갖고 있는데 엄청난 양의 석유를 수입해 사용하면서 여기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남겨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2030년 탄소배출량은 감축 목표 대비 1억톤 가량 차이가 나고 2050년에는 4억톤 차이가 날 것"이라며 "2050년 탄소중립은 굉장히 우리에게 도전적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결국 탄소중립 시대에는 저탄소 전환을 통해 국가와 민간 차원의 통상 규제 등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등 무탄소 비중을 70%로 높여야 한다"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도 원전 계속 운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냉난방 등 열 부문에서도 탈탄소화를 해야 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청정 수소 활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전력망 확충으로 분산에너지를 확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에너지 안보"라며 "에너지 안보와 청정 전력시스템 구축이 합쳐졌을 때 2050년 탄소중립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