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에 속도가 붙으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관세율이 조정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를 수입할 때 적용하는 관세율이 지난 4월부터 7개월째 25%로 유지되고 있다.
한미 정부는 지난 7월 말 자동차 관세 15%로 조정 등을 포함한 관세 협상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후 대미(對美) 투자 이행방안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관세 협상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자동차 관세 조정도 미뤄졌다.
지지부진했던 후속 논의는 최근 탄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 "앞으로 10일 안에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마러라고 리조트로 총출동하는 것도 최종 합의 기대를 높였다.
이달 중 혹은 10월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에 관세 협상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자동차 관세는 11월부터 즉시 15%로 낮아질 수 있다. EU(유럽연합) 사례를 고려하면 10월 수출분에 대한 소급 적용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27.5%에서 15%로 낮추며 8월 1일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했다.
자동차 관세 조정은 현대차그룹 수익성 개선에 직접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관세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흡수'하는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감소 가능성, 이미 관세율이 15%로 낮아진 일본·EU 완성차 업체와 가격 경쟁 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분기 25%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총 1조6000억원 줄었다. 업계는 3분기 2조원 이상 손실을 예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5% 관세율이 유지될 경우 현대차그룹 관세 비용이 연간 8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업계는 미국 관세가 15%로 낮아져도 무관세를 적용받았던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관세율이 낮아졌다고 판매량이 늘거나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관세율이 15%가 되면 25%였을 때보다 수익성은 나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무관세였던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