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과도기 한국, 정부 계통·항만 계획 시급하다"

권다희, 정세진 기자
2025.10.16 16:20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해상풍력의 과도기, 실행 가능성과 협력의 길 세션
"계통, 항만 등 정부 인프라 구축 계획 공표해 사업 불확실성 줄여야"
"사회적 수용성 확보 위해 신뢰 기반 절차와 중재자 중요"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 해상풍력의 과도기, 실행 가능성과 협력의 길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가 목표한 해상풍력발전 설치를 달성하기 위해 계통(전력망)과 항만 등 인프라 설치 계획을 조속히 공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내년 해상풍력법 시행 전 시행령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제도 설계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됐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 2025' 둘째 날 에너지전환포럼 주관으로 열린 '해상풍력의 과도기, 실행 가능성과 협력의 길' 컨퍼런스에서는 '해상풍력 과도기, 초기 물량 확보와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전략 논의'를 주제로 국내 해상풍력의 빠른 보급을 위한 입찰제도와 사회적 수용성 강화를 위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정부는 2030년 14.3GW(기가와트)의 해상풍력 보급을 목표한다. 그러나 현재 가동 중인 해상풍력은 0.35GW에 불과하다. 32GW의 해상풍력 사업이 정부의 허가를 받았지만, 남은 인허가 과정, 주민수용성 확보, 계통 접속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준공 시점이 불투명하다.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해상풍력 이해관계자 지도 그리기를 통한 협의 전략'을 제목으로 한 주제 발표에서 인천(7GW), 신안(8.2GW), 여수(9GW), 영광(11GW) 등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추진 중인 4개 지역에서 지방정부, 산업계, 어민 및 주민, 환경단체, 연구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을 심층면접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윤 교수는 "우리는 '어민'이라고 통칭하지만 현장에서 들어보면 어떤 어업을 하는가에 따라 실제 이해관계는 매우 달랐다"며 각 지역별로 이해관계자들의 관계와 갈등 양상이 달랐다고 소개했다.

신안군의 경우 군이 주도적으로 추진했고, 인천은 연구기관 협의회가 구성돼 있으며, 여수의 경우 어민들 간에도 이해관계다 달랐다. 윤 교수는 공통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소통을 촉진하는 '경계조직'이라 부를 수 있는 중립적 행위자가 갈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하다"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포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느냐 하는 신뢰 기반의 절차적 요인이 중요하다"고 했다.

내년 3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에 따라 주민과 해상풍력 개발 사업자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구성하도록 한 '민관협의체'가 효과적으로 구성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는 이 법의 시행령이 마련되고 있다. 윤 교수는 "민관협의회에 누가 참여할 지, 대표성을 어떻게 합의하고, 어떻게 공적 권위를 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표준 지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범석 제주대학교 풍력공학부 교수가이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 해상풍력의 과도기, 실행 가능성과 협력의 길 컨퍼런스에서 '해상풍력 사업의 초기 물량 확보를 위한 제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어 김범석 제주대 풍력공학부 교수는 '해상풍력 사업 초기 물량 확보를 위한 제언' 주제 발표를 통해 "정부 입찰로 낙찰 받은 4.73GW의 육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는 정부가 책임지고 준공될 수 있도록 적기에 지원해야 한다"며 "해상풍력 보급을 틀어막고 있는 병목이 항만과 계통 접속 인프라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업자 측면서 볼 때 준공시점 예측이 불투명하면 그 리스크가 고스란히 발전원가에 반영되고, 우리나라의 해상풍력 발전원가 하락속도가 늦춰진다"며 "국내 해상풍력 공급역량과 수요는 충분하지만 공급과 수요가 연결되지 않는 게 문제인 만큼 에너지고속도로 등 계통 인프라와 항만 계획이 조속히 구체화돼야 한다"고 했다.

공급망 육성을 조속히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산 터빈 등의 국내 생산을 촉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낙찰 받은 4.73GW의 사업 중 국산 공급망 사용이 78.5%로, 터빈과 유지보수 부문을 제외하면 거의 90%에 달한다"며 "현재 부족한 건 터빈과 유지보수"라했다. 현재 중국에서 26MW, 지멘스가메사 등 유럽 터빈사는 21MW의 터빈을 생산 중인데, 국내 터빈은 상용화를 앞둔 가장 앞선 제품이 10MW급이다.

김 교수는 "발전원가 하락을 달성하려면 공급망 100% 국산화는 그리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 시장이 요구로 하는 12~15WM 터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외국 터빈사와 국내사의 합작사를 국내에 세워 국내에서 생산되는 외국 터빈을 늘려 고용과 투자가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발전단가 하락을 위해 입찰 '트랙'을 다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해상풍력 보급, 공급망 산업육성, 발전원가 하락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며 "글로벌 평균 해상풍력 원가는 kwh당 113원으로 추산되고, 중국을 제외해도 180원대로 추산되는데, 국내는 320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내 공급망 육성을 위한 공공입찰트랙을 20% 정도 두고, 나머지 60%는 일반 입찰 트랙으로 가져가되, 20% 정도는 발전원가를 낮추기 위해 가격을 가장 낮게 쓰는 사업에 물량을 주는 입찰 트랙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해상풍력 개발사 CIP(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의 이현승 상무는 "발전단가 하락을 위한 입찰 트랙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며 안보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전제 하에 "가격경쟁에 방점 찍은 차별 정책이 트랙에 따라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입찰부터 금융 종결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결정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설치선 확보,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한 금융조달, 민간 사업자가 해결하기 어려운 규제 등을 조속히 풀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공장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성진기 한국풍력산업협회 부회장, 유충열 수협중앙회 팀장, 김명훈 여수시 신산업에너지과 차장, 이현승 CIP 상무, 곽성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소윤미 에너지전환포럼 정책국장(왼쪽부터)이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 해상풍력의 과도기, 실행 가능성과 협력의 길 컨퍼런스에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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