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국내 주요 조선 3사가 올해 수주 목표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수선 부문은 올해를 변곡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204억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 실적(HD현대미포 포함)인 150억달러 대비 35.7% 증가한 수치다. 해양과 엔진기계를 제외한 조선 부문만 따로 보면 145억달러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 자신감의 배경으로 특수선 사업을 꼽고 있다. 올해 상선 부문에서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주 실적이 예상되면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선 시황과 지난해 상선 수주 성과가 좋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조선 수주 목표는 특수선이 한몫하고 있을 것"이라며 "올해 상선을 지난해만큼 수주한다고 가정하면 41억달러 이상이 특수선 목표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화오션은 공식적으로 수주 목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특수선 부문에서 전년 대비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의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고, 2024년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도 연간 20척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총 60조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도 도전장을 냈다.
그간 특수선 부문에서 비교적 소극적이던 삼성중공업도 최근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비거 마린그룹과 해군 지원함 MRO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제너럴다이내믹스의 나스코, 콘래드 조선그룹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선사들의 영업이익에서 특수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 외 지역에서의 수출 기회도 확대되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해군 무기획득 예산은 약 1590억달러로 추정된다. 현재 작전 수행 중인 군함들 대부분도 2000년대 이전에 건조돼 최소 25년 이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올해 노후화된 군함의 교체수요는 약 1000척 이상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기술 투자 및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 등 조선 3사의 투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그룹 회장의 신년사에서는 비용 절감보다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 새로운 도전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MASGA(마스가)'와 함께 원천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심화하면 각국의 해군력 강화를 위한 현대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시장 점유율 5~10%만 돼도 조단위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