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흥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시장 둔화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신년 세미나를 열고 202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을 공유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양진수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상무)이 발표자로 나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의 흐름을 짚었다.
양 실장은 지난해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과 인도의 소비 여건 개선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3.6% 성장해 8776만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는 중국 정책 효과가 약화하면서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MG경영연구소가 전망한 올해 자동차 산업수요는 8793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2.3% 감소한 1593만대, 중국은 0.5% 증가한 2477만대 수준으로 전망됐다. 양 실장은 "1630만대까지 회복했던 미국 자동차 시장은 구조적 전환에 따른 신차 가격 상승과 저가 차량 시장 축소로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유럽 시장은 저성장이 지속되며 소비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 실장은 "유럽 업체의 중저가 전기차 확대와 중국계 업체 진출로 일부 활력은 기대할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시장 호황은 당분간 어렵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은 지정학적 변수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은 있지만 경제 성장에 힘입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아세안 시장은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저점을 통과하며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실장은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바닥을 다지는 국면에 들어섰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은 제한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가계부채 이슈가 여전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예상한다"며 "개별소비세 연장은 수요를 유지하는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화 시장과 관련해서는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며 성장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양 실장은 "미국, 중국, 유럽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좌우하는데 미국은 부진하고 중국은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 전체 전기차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완성차 업체들이 단기 수익성과 미래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관세 부과와 중국 업체 부상에 따른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미래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딜레마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수익성 악화 구조 고착화, 중국 업체의 글로벌 진출 가속, 하이브리드(HEV) 시장 경쟁 심화, 로보택시 상업화 진입, 스마트카 기술 확산 등이 제시됐다.
특히 전기차 성장 둔화 속에서 HEV 시장이 재조명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봤다. 그는 "토요타 사례만 봐도 HEV는 강력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로보택시 상업화와 스마트카 기술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차량 가치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양 실장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빠르지 않은 만큼 내연기관 차량과의 공존을 전제로 내연기관의 스마트화를 어떻게 구현할지가 레거시 제조사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