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키맨]

파키스탄 최고 실권자로 꼽히는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이 미국과 이란 사이 종전 협상을 타결시킬 키맨으로 급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가장 좋아하는 원수(field marshal)"라고 치켜세운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2차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훌륭한 원수가 있어 다시 파키스탄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조만간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미-이란 2차 종전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1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대표단을 이끌고 이란 테헤란을 찾아 중재 외교에 나섰다. 이란 국영TV는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무니르 총사령관이 미국의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이날부터 연이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무니르 총사령관의 역할을 인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파견된 뉴욕포스트 기자와 인터뷰에서 "거기 머무는 게 좋겠다. 우리가 이슬라마바드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무니르 총사령관에 대해 "(중재)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는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을 향한 최후통첩을 뒤로 하고 이슬라마바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 전문가들 말을 빌려 "무니르 총사령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관계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TV 연설을 통해 "무니르 총사령관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전쟁 불길을 잠재우고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데 중요하고 역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11일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JD 밴스 미 부통령 등 양측 협상 대표단을 전용기 바로 앞에서 맞이했다. 마라톤 협상을 뒤로 하고 돌아갈 때도 이들을 배웅했다. 양측 대표단은 무니르 총사령관에 재차 감사를 표했다. AFP통신은 "(전용기 앞에서 찍힌) 사진은 무니르 총사령관의 외교적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는 밴스 부통령 등과 놀라울 정도로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 정치 분석가 말을 빌려 "무니르 총사령관은 군인이자 정치가이며 외교관"이라면서 "국제 무대에서 파키스탄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고 했다.

파키스탄은 실제 국정 운영에서 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무니르 총사령관의 정치력이 더해졌다. 그는 육군참모총장이던 지난해 말 전군을 지휘하는 총사령관에 올랐다. 의회는 그에게 전례 없는 법적 면책 특권을 부여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국정 운영과 외교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섰고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면서 국제 무대에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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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5월 인도와 무력 충돌 이후다. 당시 미국의 중재로 양국은 휴전에 이르렀다. 인도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반면 무니르 총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치켜세우며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니르 총사령관을 두 차례 백악관에 초청해 친분을 쌓았다. 또한 여러 차례 공개 석상에서 무니르 총사령관을 가리켜 "가장 좋아하는 원수", "훌륭한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한편 파키스탄이 이란전쟁 중재에 적극 나서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전쟁이 악화하면 그만큼 파키스탄에 치명적이어서다. 파키스탄은 이란과 수천 ㎞에 이르는 국경이 맞닿아 있어 전쟁이 확산될 경우 안보는 물론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 AP통신은 "그는 미국, 이란과 모두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대한 이해관계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