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만성적인 업황 부진에 더해 해외 공장 초기 가동 비용 등이 겹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충남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 사업 재편 등을 필두로 사업 구조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8조4830억원, 영업손실 9436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1% 줄었고 적자 폭은 3.2%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4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85.7%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 실적 악화 배경으로 △계절적 비수기 △LCI(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상업가동 초기 비용 △자산 손상 인식 등을 꼽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내 범용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내세웠다. 우선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사업 재편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진행 중인 대산 사업 재편을 연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대산 재편이 완료되면 실질적으로 기존 나프타분해시설(NCC) 2기 중 1기를 셧다운하는 수준의 감산 효과가 예상된다. 재무적으로는 대산 NCC가 롯데케미칼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중심 구조 개편을 위해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중복 설비를 조정하는 내용이다. 전남 여수 산업단지 내 한화솔루션·DL케미칼·여천NCC와의 중복 설비를 통합·조정하는 추가 사업재편안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롯데케미칼은 고기능성 소재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23개 라인, 연산 50만톤 규모의 율촌 컴파운딩 공장을 완공해 슈퍼(Super) EP 등 고부가 제품군을 본격 확대한다. 슈퍼 EP는 우주항공, 로봇, 피지컬 AI 등에 사용되는 고기능 소재다. 율촌 공장은 매출 2조원, 영업이익률 5~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회사와 연계한 스페셜티 사업도 강화한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이 건설 중인 미국 양극박 공장은 연내 준공을 목표로 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용 회로박 등 기능성 동박 제품을 중심으로 전지소재 사업을 확대한다. 기존 전지박을 생산하던 익산공장을 회로박 전용 설비로 전환할 계획이다. AI용 회로박은 승인 업체가 제한적이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이 예상된다. 롯데정밀화학은 반도체 공정 소재와 식의약용 그린소재 제품의 단계적 증설을 추진한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20㎿(메가와트) 규모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가동한 데 이어 올해 6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추가 가동한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는 "올해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지만 단기적 대응을 넘어 구조적 체질 개선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향후 이익 회복 국면에서 견고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