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지분율 희석'에 견제구..주총 수싸움 본격화

김도균, 최경민 기자
2026.02.12 15:17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사모펀드·이하 MBK)·영풍간 '주주총회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MBK·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추가 유상증자를 활용한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견제하면서,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수싸움에 들어갔다.

MBK·영풍은 12일 오는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기업 정관에 직접 반영하자는 취지다. 특히 신주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MBK·영풍측은 "신주발행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측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MBK·영풍 지분을 희석시키며 영향력을 극대화했던 것을 염두에 둔 제안으로 분석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해 미국 정부와 합작법인 '크루서블JV(조인트벤처)'를 설립한 뒤 해당 법인을 대상으로 2조8500억원(지분율 10.59%)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 발행으로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45%에서 약 41%로 하락했고, 최윤범 회장 측은 크루서블 JV까지 합쳐 약 39%까지 지분율을 키웠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크루서블 JV 같은 유상증자가 필요할 때 MBK·영풍 측에서 배임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MBK·영풍은 또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와 동일한 6명을 선임하자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연석 MBK 파트너 등 6명을 이사로 추천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9명으로 이 가운데 최 회장 측 인사가 15명(직무정지 상태 4인 포함), MBK·영풍 측 인사가 4명이다.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6명으로 이 중 5명은 최 회장 측, 1명은 MBK·영풍 측 인사다.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출해 양측이 3명씩 가져갈 경우 최 회장 측 이사는 13명으로 줄고, MBK·영풍 측 이사는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일단 고려아연 측은 이사 6명을 이번에 다 뽑을 필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아울러 MBK·영풍은 △상법상 '집행임원제'의 전면 도입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대 1 액면분할 △3924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 △명예회장(최윤범 회장 측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 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도록 한 퇴직금 규정 개정 등을 제시했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측에 오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MBK·영풍 관계자는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총에서 주주들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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