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정부의 두번째 ESS(에너지저장장치) 입찰의 승리자가 됐다. '메이드 인 코리아'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이같은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를 발표했다. 업체별로 보면 SK온이 전남 남창(96MW)·운남(92MW)·읍동(96MW)의 낙찰에 힘입어 총 284MW(메가와트)의 물량을 배정받았다. 이는 전체 물량의 50.3%에 해당된다. 지난 1차 입찰에서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SK온이 반전의 시나리오를 쓴 것이다.
삼성SDI(385,500원 ▲8,500 +2.25%)는 전남 진도(66MW)·화원(96MW), 제주 표선(40MW)으로 전체 물량의 35.7%(202MW), LG에너지솔루션(410,000원 ▲18,000 +4.59%)은 전남 해남(79MW) 한 곳으로 14.0%를 각각 확보했다. 총 사업비는 1조원 수준이고 준공 기한은 2027년 12월까지다.
일단 국산 소재를 활용해 국내에서 안전성이 우수한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SK온의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차 입찰의 경우 1차 대비 비가격 평가 비중이 강화(40%→50%)되며 '산업 기여도'와 '안전성'이 중요 평가 항목으로 부각됐다. SK온은 충남 서산에 위치한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 생산시설 일부를 최대 3GWh(기가와트아워) 규모의 ESS용 LFP 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LFP의 경우 기존 삼원계 대비 안전성이 뛰어나 ESS용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배터리다.

SK온 입장에서는 지난해 미국 플랫아이언과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두 번째 성과를 낸 것으로 관련 시장 진출 가속화의 교두보를 쌓았다. SK온 관계자는 "국내 ESS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배터리 핵심 소재 국산화 및 국내 생산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차기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차 입찰에서 80%의 물량을 쓸어담았던 삼성SDI는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LFP와 비교했을 때 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앞세우면서도 열 확산 방지(No-TP) 기술 등으로 안전성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두 번의 입찰에서 각 1건의 물량 확보에 그쳤지만 글로벌 ESS 선도 기업으로의 위상은 더 확고해지고 있다.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140GWh 규모의 ESS용 배터리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90GWh) 이상의 신규수주를 달성하는게 목표다.
정부는 2038년까지 40조원을 투입해 23GW 규모의 ESS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ESS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도 '국산'과 '안전성'을 키워드로 ESS 수주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경쟁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기업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