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이 찍은 'AX'…삼성전자, AI로 조직 체질 바꾼다

이재용 회장이 찍은 'AX'…삼성전자, AI로 조직 체질 바꾼다

김남이 기자
2026.02.12 17:10

연초 사장단 만찬서 'AX 강조…조직 신설·리스크 점검도 함께 진행 중

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올해 첫 출근일인 지난달 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한 신년 만찬에서도 'AI(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은 주요 화두였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과 사장단은 AI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삼성의 조직이 어떻게 AX를 강화해 나갈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X를 피해 갈 수 없는 '경쟁의 전제 조건'으로 본 것이다.

'AI 드리븐'에 대한 강한 의지는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의 신년사에서도 확인된다. 노 부문장은 "AX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생각과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과 사고까지 혁신해 업무 스피드와 생산성을 높여 나가자"고 주문했다.

AI의 급속한 발전은 산업 전반의 경쟁 환경은 물론 기업 내부 운영 방식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이미 AI를 주요 업무와 연동하고 있다. AI를 조직 구조에 접목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아닌 전략적 필수 요소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부서장들의 업무 목표에 'AX 성과 창출'을 필수 항목으로 포함하도록 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AI를 활용한 업무 개선이나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실제 평가에도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AI를 기업 체질 개선의 핵심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AX팀을 경영지원담당(옛 경영지원실) 직속으로 설치했고, 주요 사업부에도 관련 조직을 새로 꾸렸다. AX팀은 △AX 전략그룹 △AX 개발그룹 △AX PM그룹 등으로 구성됐다. AI 전환 과제를 발굴·기획하고 실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AX 전략 수립과 기술 개발, 실행 관리까지 아우르는 체계를 갖춘 셈이다.

AI 혁신으로 비즈니스에서 얻는 이점은/그래픽=이지혜
AI 혁신으로 비즈니스에서 얻는 이점은/그래픽=이지혜

AX를 위한 데이터 수집과 향후 활용 가능한 사업 영역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AI를 연구개발(R&D), 설계, 공정, 품질 분석 등 제조 과정뿐 아니라 서비스·데이터 분석, 재무 등 백오피스 영역에서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X 관련 정보를 모아 놓은 내부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023년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Gauss)'를 공개하고, 사내 문서 작성·요약·번역과 코드 작성 지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또 고객 서비스 운영 체계에 AI 분석 기술을 접목해 수리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인 사례도 있다. 제조 영역에서 AI를 활용한 데이터 모니터링과 분석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AX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활용할 때 회사 내부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데이터 외부 반출 통제와 접근 권한 관리,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정립 등 AX 체계를 정비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X의 기대 효과는 글로벌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인 KPMG가 미국·영국·독일 등 8개국 제조업 C레벨(최고경영진) 1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복수응답)가 AI 혁신의 최대 이점으로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꼽았다. 그 뒤를 △경영 리스크 완화 및 법·규제 컴플라이언스 강화(37%) △운영 효율성 향상 및 비용 절감(36%) △데이터 분석 향상 및 인사이트 도출(30%) △고객 경험 강화(29%) 등이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전반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AX를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X에 적합한 업무와 사업 영역을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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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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