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항공사 11곳 모두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 금지..안전 운항 확산

임찬영 기자
2026.02.22 07:30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소속 5개 항공사가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 26일 대구 동구 대구국제공항 국내선 탑승수속장에 보조배터리 기내 사용 금지 안내문이 놓여 있다./사진=뉴시스

국적 항공사들이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내일(23일)부터 운항하는 모든 항공편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과 사용을 제한한다. 신생 항공사인 파라타항공 역시 올해 상반기 내에 동일한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모든 국적사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은 지난달과 이달 초부터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를 충전·사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관리해왔다.

보조배터리 기내 충전의 경우 그동안도 국토교통부 '보조배터리 및 전자담배 기내 반입 관리지침'에 따라 금지돼왔다. 다만 이는 행정지침 성격으로 법령 개정이나 처벌 규정을 동반한 강제 조치는 아니었고 사용 자체까지 제한하지는 않았다.

최근 항공사들이 정부 차원의 법 개정 여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화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는 외부 충격이나 과충전, 내부 결함이 있을 경우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열폭주는 짧은 시간 안에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화염과 연기를 동반하는 특성이 있어 밀폐된 항공기 객실에서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기내 보조배터리 관련 화재와 과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월 부산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보조배터리에서 발화한 화재로 기체 일부가 손상되면서 전면 결항 조치가 내려졌고 승객 27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에는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청주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여객기에서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나면서 항공기가 조기 착륙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오는 4월부터 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내 반입 보조배터리 개수도 1인당 2개로 제한할 계획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위험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는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배터리 화재는 초기 대응이 조금만 늦어져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승객 불편이 있더라도 선제적으로 위험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안전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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