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새만금에 수소 생태계 구축…미래 산업 주도권 '정조준'

강주헌 기자
2026.02.23 11:01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수소 에너지와 AI(인공지능)·로봇을 아우르는 미래 신사업 거점 조성을 추진한다. 글로벌 수소 시장 주도권을 쥔 현대차가 국내에 직접 산업 기반을 구축해 '수소 퍼스트 무버'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정부와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번주 중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새만금에 공동 투자하기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5년간 10조원을 투자하고 각종 신사업 시설을 조성하면,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가 이를 지원·협력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확대는 물론 해외 시장에 치우쳤던 미래차 투자를 국내로 유치해 산업 공동화를 막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수소를 미래 산업으로 점찍고 관련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전북도와 함께 새만금에서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기술을 실증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새만금의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 시설과 결합하면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생산 기반을 국내에 직접 마련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 지역을 전력 소모가 큰 AI와 수소 생산의 적지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해안에 위치한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을 AI 데이터센터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만금은 면적은 409㎢(1만2372평)로 여의도의 약 140배에 달한다. 서해안에 위치해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전력을 공급받기 유리한 위치에 있다.

새만금에 수소 거점이 세워지면 인접한 현대차 전주 공장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20년 전주공장에 세계 최초의 수소상용차 양산 시스템과 국내 첫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전주시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보급하는 등 전북도와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해왔다.

아울러 새만금에 수천억원을 투입해 로봇 공장을 짓는 것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엔비디아로부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렉웰 5만장을 공급받기로 했는데 이를 활용해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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