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주 목표를 90GWh(기가와트시)로 잡았는데, 수요는 그것보다 확실히 더 많은 것 같습니다. AMPC(생산세액공제)를 위한 PFE(금지외국기관) 기준도 타임라인에 관계없이 모두 충족한 상태입니다."
김현태 LG에너지솔루션 ESS 상품기획·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6' 현장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목표 초과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도 함께였다. 김 상무는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체크하던 중에 기자를 마주한 돌발 상황에서도 또박또박 거침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올 연초 기준 140GWh의 ESS 수주 잔고를 보유한 업계 선도 기업의 여유가 느껴졌다.
특히 PFE의 경우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연도별 비중 변화(2026년 40%, 2027년 35%, 2028년 30%, 2029년 20%, 2030년 이후 15%)에 맞춰 솔루션을 모두 마련해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PFE가 중국 기업을 겨냥한 블랙리스트 격임을 고려할 때 사실상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 완료됐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PFE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1kWh(킬로와트시) 당 최대 45달러의 AMPC를 못받을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비가 이미 끝난 상태라는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탈중국 100%에 대한 솔루션까지 다 갖춰놓고, 그 시기에 맞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나갈 것"이라며 "미국이 PFE 비중 기준을 상향조정 한다고 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가격 면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까지 고려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S 시장 개화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송전망 교체주기 도래,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 등을 꼽으면서 "ESS가 전기차 수요 부진을 모두 커버하기는 어렵지만, 시장 확장 추세를 볼 때 배터리 업황 반전에 일정 수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ESSS와 같은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보안 문제가 부각되며 탈중국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 수주전에서 앞서나가는 비결로는 △공격적인 시장 선점 △안전성 등 기술력 △단일 계약으로 시스템·보증·서비스·소프트웨어까지 제공 등을 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랜싱·홀랜드), 오하이오, 테네시 그리고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에서 ESS를 생산하고 있다. 삼원계 대비 가격이 싸고 안정성이 높아 ESS에 주로 활용되는 LFP(리튬인산철) 역시 비중국 기업 중 가장 먼저 북미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김 상무는 "타사 대비 약 2~3년 정도 빠르게 미국 시장 대응에 나선 전략이 주효했다"며 "미국에서 다수의 ESS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는데, 그만큼의 니즈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 시장을 두고는 "국제 정세 등 문제 때문에 비(非) 중국산을 선호하는 흐름이 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폴란드 PGE(국영전력공사) 1차 ESS 사업 수주에 성공했던 LG에너지솔루션이 2차 계약도 따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