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4대그룹이 주축이 된 재계가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운영 중인 국내 모든 사업장에 차량 10부제를 시행키로 하고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사내에 공지하고 26일부터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또 사업장 내 야외 조경과 복도, 옥상 등 비업무 공간의 조명을 50% 소등하고 휴일 미사용 주차 공간도 폐쇄·소등할 예정이다. 임직원이 에너지 절약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퇴근시 PC·모니터 전원 끄기 △실험장비 대기전력 차단 등의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주변에 에너지 낭비 요소는 없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정부의 에너지 절감 노력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에도 에너지 절약 방안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발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국내 운영 중인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달 30일부터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여기에 사업장 상황에 맞춰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실시한다. 점심시간과 퇴근 후 전체 소등을 의무화하고, 냉난방 설정 온도 기준을 의무 적용한다. 엘리베이터는 격층 운행하거나 저층(3~4층 이하) 이용을 제한한다.
SK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 동참 취지에 맞춰 전 계열사가 세부 관련 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며 "국가적인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맞춰 책임감을 갖고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부터 주요 사업장에서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추가적인 에너지 절약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부서별 자율 재택근무제도 이미 시행 중이다.
LG그룹은 그간 시행해온 에너지 절약 대책에 추가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비롯한 사업장에서 점심시간, 퇴근 이후 일정한 시간이 되면 사무실의 전등이 자동으로 꺼지는 소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출퇴근 동선에 셔틀버스를 운영해 임직원 이동을 지원하는 한편 불필요한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전 사업장에 에너지 사용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고 있다. HD현대그룹도 10부제를 운영 중이며 5부제 시행을 검토 중이다.
특히 주요 경제단체가 에너지 절약 독려에 나서면서 기업의 참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날 회원사들에 보낸 협조 공문을 통해 제조시설과 사무실, 건물, 교통 등 각 부문에서 실천 가능한 범위 내 에너지 사용을 점검하고 관련 매뉴얼을 마련하거나 보완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 나가는데 동참해 줄 것을 안내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역시 이날 서울상의를 비롯해 전국 74개 지역상공회의소가 에너지절약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동참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지역상의에 이날 공문을 발송하고 임직원의 업무용 차량과 출퇴근 차량에 차량 5부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IEA(국제에너지기구)가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경고할 만큼 중대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며 "전국 20만 기업을 대표하는 법정 경제단체로서 에너지절약에 앞장서고 정부·기업·국민이 한마음으로 에너지절약에 동참한다면 이 위기를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