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두 축인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지난해 시설투자액을 2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경쟁구도에서 점점 밀리며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핵심점포 위주로 투자를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점포설비 등 시설투자에 5837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투자실적(7982억원) 대비 26.9% 감소한 수준으로 당초 계획한 투자목표액 6500억원과 비교해도 11% 이상 줄인 규모다. 올해 시설투자 목표치는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하향조정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신규점 출점, 기존점 리뉴얼, 물류센터 등 시설투자에 7887억원을 투입했다. 1조94억원을 집행한 전년 투자액보다 21.9% 감소한 수준이다.
양사의 이런 행보는 '수익성이 입증된 대형 점포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오프라인에 기반한 대형 유통사의 점포 '옥석 가리기' 전략이 현실화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사업에선 잠실점, 본점 등 서울 소재 핵심점포 위주로 전략적 리뉴얼을 추진한다. 특히 외국인 매출증대를 위한 글로벌 랜드마크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마트사업에선 국내보다 매출성장률이 높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점포 투자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올해 대형점 6곳을 쇼핑 외에도 여가와 문화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몰(mall) 타입으로 전환한다. 특히 영업면적 5000㎡ 이상 매장은 '스타필드마켓' 콘셉트로 새단장할 계획이다. 2024년 이마트 죽전점을 스타필드마켓으로 리뉴얼한 뒤 지난해 전국 매출 1위로 부상하자 대형점 집중투자 전략을 굳힌 것이다.
유통업계에선 양사 외에도 오프라인 점포에 주력하는 유통사는 신규출점, 리뉴얼 등 시설투자 방향성을 보수적으로 설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고객수가 감소하는 노후점포는 시설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양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점포 시설투자 기조는 이어갈 계획"이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