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까지 번진 AI 수요..비수기에도 삼성전기·LG이노텍 '풀가동'

최지은 기자
2026.03.31 16:30

AI 수요 확산에 기판 공급 부족 심화…가동률 '풀가동' 수준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2회 국제 첨단 반도체 기판 및 패키징 산업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기 부스에서 반도체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2025.09.04. amin2@newsis.com /사진=전진환

AI(인공지능) 수요가 메모리를 넘어 비메모리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전자 부품사의 실적 전망이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패키지 제조라인을 사실상 '풀가동'하며 넘치는 주문에 대응 중이다. 반도체 기판에 대한 중장기 수요 규모도 가시화되면서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28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3% 증가했다. 3개월 전 전망치(2691억원)보다 약 163억원 상향된 수치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7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3개월 전 전망치(1497억원)보다 약 253억원 높아진 수준이다. 통상 1분기는 전자부품 업계 비수기로 꼽히지만 AI 수요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기판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가 대표적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PC와 서버 등 고성능·고밀도 회로 연결이 필요한 CPU(중앙처리장치) 등에 사용된다.

AI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GPU(그래픽처리장치)와 함께 데이터 전처리와 입출력을 담당하는 CPU가 필요해 관련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실제 글로벌 CPU 시장 점유율 1·2위인 인텔과 AMD는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CPU 수요가 확대되자 제품 가격을 평균 10~1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자 부품사에서도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LG이노텍이 AI·로봇 등 최첨단 IT기술이 총집결한 업계 최고 수준의 ‘드림 팩토리’를 기반으로 FC-BGA 사업을 오는 2030년까지 조단위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7일 언론에 최초 공개한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 생산 허브 '드림 팩토리'에서 작업 중인 로봇의 모습. (LG이노텍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4.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이는 양사의 반도체 기판 생산라인 가동률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기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기판 생산라인의 평균 가동률은 70%로 전년 대비 5%p(포인트) 상승했다. LG이노텍 역시 지난해 가동률이 80.8%로 전년(75.6%)보다 5.2%p 높아졌다.

올해는 사실상 '풀가동' 상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FC-BGA 생산라인은 올해 하반기부터 풀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도 지난 23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FC-BGA는 고객 수요에 비해 캐파가 부족해 현재도 풀가동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증가하는 반도체 기판에 대한 중장기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FC-BGA 보완 투자와 함께 생산라인 증설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FC-BGA 수요가 캐파보다 50% 이상 많다는 판단에서다. LG이노텍은 캐파 확대를 위해 올해 상반기 내 신규 부지 확보에 나선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2배 수준으로 늘리고 2028년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스마트폰과 PC용 제품에 주력하고 있으나 2027년에는 서버용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관련 수요 증가로 반도체 기판 등 관련 부품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단기간 내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만큼 타이트한 수급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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