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면 클수록 잘 팔린다"..TV 시장 초대형 화면이 대세

김남이 기자
2026.04.03 05:20

60인치 TV 점유율 27.5%, 2년 전과 비교해 4%P↑…삼성·LG, 100인치 이상 신제품 출시

글로벌 TV 사이즈별 출하량 비중/그래픽=김현정

TV 시장에서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巨巨益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자 확대와 콘텐츠 고해상도화 등이 맞물리며 초대형 TV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100인치 이상 제품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60인치 이상 대형 TV의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27.5%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상승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4%P 확대된 수치다. 점유율 증가는 60인치 이상 구간에서만 나타났다.

특히 대형 구간 내에서도 초대형 TV로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2023년 2.4%였던 80인치 이상 TV의 점유율은 지난해 4.1%로 늘었고, 70~79인치 크기 구간 역시 다른 구간 대비 성장 폭이 컸다. 신규 TV 구매 시 더 큰 화면을 선택하는 소비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큰 화면을 선호하는 흐름은 콘텐츠 소비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OTT 이용이 확대되면서 가정에서도 극장 수준의 몰입감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4K 등 고해상도 콘텐츠 확산과 함께 AI(인공지능) 기반 화질 개선 기술이 적용되면서 대형 화면에서도 선명한 화질 구현이 가능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대형 패널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의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실제 구매 패턴에서도 대형화 흐름이 확인된다. 삼성전자 내부 분석에 따르면 TV 구매자의 약 75%가 이전보다 평균 13인치 더 큰 제품을 선택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사이트마켓은 75인치 TV 시장이 2033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130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TV 업계의 대형 화면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130인치 크기의 마이크로 RGB(적·녹·청) TV를 출시하는 등 초대형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액자형식의 베젤로 인기를 얻은 '더 프레임 프로' 역시 최대 크기를 기존 85인치에서 98인치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지난해 3분기 기준 29.1%)를 기록 중이다.

LG전자 역시 초대형·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15인치 QNED(퀀텀닷나노셀LED) TV와 100인치 마이크로 RGB TV 제품을 앞세워 초대형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서는 현재 최대 크기인 97인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초대형 TV 경쟁은 중국 업체와의 주도권 경쟁과도 직결된다. TCL·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TCL은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 163인치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하기도 했다.

OLED는 현재 생산 공정상 97인치가 사실상 최대 크기로 10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LCD 기반의 마이크로 RGB 등 기술을 활용해 100인치 이상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에서 '거거익선'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만 초대형으로 갈수록 가격과 기술 장벽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 경쟁력 등을 앞세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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