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부문 조합원, 법원에 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조직 내 신뢰 붕괴 현상 나타나

삼성전자(281,000원 ▲10,500 +3.88%) 내부의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DS)와 가전·모바일(DX)부문 간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진데 이어 조직 내 신뢰 붕괴까지 나타나는 모습이다. 총파업 시작 전에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비가시적 손실'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X부문 조합원 5명은 지난 15일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접수했다. 이들은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의견 수렴 과정 등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교섭 과정에서 DX부문이 소외됐다는 불만이 결국 법적 소송으로 번졌다.
장기간 교착된 임금교섭은 삼성전자 내부에 잠재된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DS·DX부문간 갈등이 대표적이다. 서로 다른 사업 구조를 가진 두 부문은 과거에도 이해관계 충돌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를 거치며 감정싸움으로까지 확대됐다. 노조 간부가 "분사를 각오한다"는 발언까지 내뱉을 정도다.
DS부문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 프로필에 '5.21~6.7 총파업' 등의 문구를 넣고 있고, 일부 DX부문 직원들은 이에 반발해 '파업 반대'를 추가 중이다. DS부문이 부서장들에게 "파업 참여 여부에 따른 압박과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부서원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부탁한다"고 공지할 정도다.
내부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임원 앞에서 공개적으로 회사 비판이나 막말, 인신공격이 이뤄진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은 직원과 자리를 피하고, 관리자급 직원은 부서원들에게 이직을 준비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신입직원들이 경쟁사 이직을 위한 스터디 조직을 꾸리기도 한다.
총파업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균열의 흔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파업 시기에 맞춰 연차 휴가를 신청한 직원들이 상당수다. DS부문 내부에서도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부 기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조직 경쟁력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장기간 축적된 협업 문화와 조직 신뢰 등이 흔들리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고객사에서 파업 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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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런 손실은 '100조원 손실'처럼 숫자로 바로 드러나지 않는 만큼 더 위험하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전자 사장단이 '가족'을 강조한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노사 신뢰를 복원하고 조직문화를 재건하기 위한 것으로 방향으로 읽힌다.
삼성전자 부서장급 직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쌓여왔던 회사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분위기"라며 "임금교섭이 마무리된 뒤에도 조직 내 신뢰와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 더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