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R&D(연구개발)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더 강하고, 충전이 빨리되면서, 안전성과 경제성까지 갖춘 배터리 개발에 기업들이 사활을 거는 중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소듐(나트륨) 이온 배터리(SIB)를 고객사 차량에 탑재해 시험 주행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잠재 고객사인 완성차 기업의 요청을 받아 전기차용 SIB 제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중 SIB 파일럿을 구축하고 내년 중 양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SIB는 리튬 대비 쉽게 구할 수 있는 나트륨 소재를 활용한다. 저렴한데다 저온 환경에서 성능 저하가 적으며, 안정성이 뛰어나다. 다소 무겁고 출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차세대 ESS(에너지저장장치)용으로 간주돼왔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 전기차용으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 12볼트 SIB 개발을 하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트럭 등 상용차에 주로 활용하는 24볼트 제품도 만든다는 전략이다.
한편에서는 고성능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이하 전고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전기차·ESS에 AI(인공지능)·휴머노이드까지 포괄할 수 있는 배터리 포트폴리오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내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SK온은 2029~2030년쯤 전고체를 양산하기로 했다. 이 일정에 맞춰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 등도 전고체용 양극재 개발에 나섰다. 또 △음극재에 실리콘 비율을 높인 초급속충전 배터리 △리튬메탈을 적용해 주행거리를 늘린 배터리도 각광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R&D 경쟁은 불가피하다. CATL은 올해 내에 ESS용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SIB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전고체의 경우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2027~2030년까지 대량양산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정현수 에코프로비엠 미래기술담당 이사는 "시대의 흐름은 고밀도·고에너지·고안정성·경량화"라고 단언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화를 앞두고 저질렀던 실수(삼원계 배터리에 집중)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배터리에 대한 대응 능력을 적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