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느낌"…'1156마력'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 타보니

임찬영 기자
2026.05.06 00:00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한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의 모습./사진= 임찬영 기자

포르쉐 대표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카이엔이 전동화 버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새롭게 개발된 고효율 배터리 시스템과 강력한 전기모터를 바탕으로 슈퍼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 중에서도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고마력 주행의 감성이 더 이상 내연기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톡톡히 보여줬다. 분명 대형 SUV였지만 출발 순간의 움직임은 마치 스포츠카에 가까웠다.

가장 강렬했던 장면은 런치 컨트롤 체험이었다. 출발 전 차체가 잠시 자세를 낮추는 듯하더니 가속 페달이 깊게 밟히는 순간 차는 앞으로 튀어 나갔다. 몸이 시트에 파묻히고 시야가 순간적으로 좁아질 만큼 가속감이 강했다.

특히 조수석에서 런치 컨트롤을 경험했을 때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빠르게 차가 치고 나갔다. 숫자로 보면 슈퍼카 영역의 성능이지만 실제 체감은 그 이상이었다. 높은 차체에서 느껴지는 강한 가속은 낮은 스포츠카와는 또 다른 압박감을 줬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고 출력이 1156마력(PS)에 달하고 최대토크도 153kg·m을 발휘한다. 기존 카이엔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가 시스템 출력 739마력, 시스템 토크 96.9kg·m을 발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능 차이가 뚜렷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2.5초에 불과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60㎞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으로 런치 컨트롤을 사용해 주행하는 모습. 시속 100km까지 2.5초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사진= 임찬영 기자

이 같은 성능의 배경에는 포르쉐가 새롭게 개발한 냉각 기술이 있다. 비비엔 슈라이버 카이엔 드라이브 시스템 매니저는 "다른 브랜드도 오일 냉각을 활용하지만 고압으로 전기모터 내부를 직접 냉각하는 방식은 카이엔 일렉트릭이 처음"이라며 "이를 통해 더 높은 피크 성능과 효율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 기술은 포뮬러 E에서 먼저 사용된 뒤 카이엔 일렉트릭에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트랙 주행에서도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강한 가속 이후 코너에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차체는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무게가 있는 전기 SUV임에도 급격한 방향 전환에서 차체 쏠림은 제한적이었다. 낮게 배치된 배터리와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안정감을 높였고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대형 SUV답지 않은 민첩한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포르쉐 터보 카이엔의 외관/사진= 임찬영 기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회생제동과 배터리 기술에서도 포르쉐 전동화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감속 시 최대 600kW까지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으며 일상 주행 브레이크 작동의 약 97%를 전기적 회생제동으로 처리한다. 유압식 브레이크는 강한 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만 개입해 효율과 제동 감각을 동시에 잡았다.

113kWh 고전압 배터리는 6개 모듈과 192개 셀로 구성됐고 양면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했다. 마르코 슈메르베크 카이엔 에너지 시스템 디렉터는 "타이칸에서는 같은 수준의 셀을 33개 모듈에 나눠 담았지만 마칸에서는 12개로 줄였고 카이엔 일렉트릭에서는 6개 모듈 구조까지 줄였다"며 "셀을 모듈에 바로 넣고 모듈을 차체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부품과 공간을 줄여 무게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성능 개선은 단순히 주행거리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슈메르베크 디렉터는 "타이칸 대비 에너지 용량은 10% 이상 늘렸고 고전압 배터리 전체 무게는 10%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WLTP(유럽식)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터보 모델 기준 623㎞이며 800V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최대 390kW 충전을 지원한다. 조건이 맞으면 최대 400kW까지 충전할 수 있고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6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왼쪽부터)비비엔 슈라이버 카이엔 드라이브 시스템 매니저와 마르코 슈메르베크 카이엔 에너지 시스템 디렉터가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에 탑재된 배터리의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안전성도 강조됐다. 슈메르베크 디렉터는 "배터리 하부에는 교체할 수 있는 보호 패널을 적용했고 모터스포츠에서 활용되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배터리를 보호한다"며 "랠리 코스와 실제 충격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 이후에도 배터리 손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효율적인 전기 SUV를 넘어 포르쉐가 전동화 시대에 고성능 SUV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보여주는 모델이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 강력한 순간 가속, 정교한 섀시 제어가 결합하면서 내연기관 카이엔과는 다른 방식의 주행 쾌감을 만들어냈다.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되는 카이엔 일렉트릭의 가격은 카이엔 일렉트릭 1억4230만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1억8960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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