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월 말 이후 이어진 이란 사태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회사는 기초화학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소재 중심의 미래 성장 투자를 이어가며 수익성 회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023년 3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의 흑자달성이다.
이번 실적 개선 배경에는 기초화학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주효했다. 직전 분기 약 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기초화학 부문은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제품 판매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가 개선됐고, 긍정적인 원료 래깅 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회사 측은 기초소재 부문의 래깅 효과 규모를 약 25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래깅 효과는 원재료를 매입한 시점과 제품 생산·판매 시점 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익 효과를 뜻한다. 실제 지난 2월 중순 톤당 600달러 수준이던 나프타 가격은 1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첨단소재 부문 역시 연말 재고 조정 종료와 전방 산업 수요 회복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자동차와 가전 업계를 중심으로 재고 확보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케미칼은 중동 사태에 따른 나프타 수급 상황에 대해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공장 가동 유지에는 문제가 없으며, 해외에서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설비의 경우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에서 나프타를 조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2분기에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 장기화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쟁 이후 급등한 나프타 가격이 2분기부터 원가에 본격 반영되면서 일부 부정적 영향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지역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증설이 지속되며 석유화학 업황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1호 구조재편 대상인 대산 NCC는 내달 1일 물적분할 이후 오는 9월 통합법인 출범과 통합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한다. 여수 NCC는 지난 3월 사업재편 계획서를 제출한 이후 파트너사와 협력해 단계적으로 재편 작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기능성 소재와 고부가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 회사는 연내 완공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 단일 컴파운딩 공장을 통해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인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을 연간 50만톤 생산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와 인공지능(AI)용 회로박, 하이엔드 전지박, 친환경 수소 사업 등 미래 사업 투자도 확대한다는 목표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은 "현재 70%대의 건전한 부채 비율 유지하고 있고, 향후 구조재편이 진행되면 재무구조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원료 확보 체계를 유지하고, 원재료 조달 다변화와 재고 최적화를 통해 리스크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