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EV)이 제작결함으로 전량 리콜에 들어갔다. 냉·난방 장치 부품 결함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되면서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인 지난 12일부터 캐스퍼 일렉트릭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3웨이 밸브 관련 리콜을 시작했다. 대상은 2024년 6월21일부터 2026년 4월24일까지 생산된 캐스퍼EV 1만8961대로 국내에서 판매된 전량이 리콜 대상이다.
이번 리콜은 3웨이 밸브 설계 미흡에 따라 발생했다. 3웨이 밸브는 냉·난방 기능 작동 시 냉각수 흐름을 전환하는 부품이다. 현대차는 고객통지문을 통해 "3웨이 밸브 설계 미흡으로 내부 샤프트가 파손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연기와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안내했다.
리콜 대상 차량 보유자는 현대차 직영 하이테크센터와 전국 지정 서비스협력사에서 무상으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작업 시간은 대당 약 1시간40분에서 2시간으로 3웨이 밸브 개선품 교환 방식으로 수리가 진행된다. 시행 초기 입고량이 많아 조치가 지연될 수 있어 반드시 예약 후 입고해야 한다.
국내에서 판매된 캐스퍼EV 차량이 모두 리콜 대상에 오르면서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이번 리콜은 '중대리콜(화재 위험)'로 분류됐다. 단순 품질 개선이나 편의장치 오류가 아니라 안전상 위해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는 화재 발생 시 배터리 열폭주 등으로 이어질 경우 진압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매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캐스퍼EV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8519대 팔리며 아이오닉5(1만4211대)에 이어 브랜드 내 승용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한 모델이다. 낮은 가격과 도심형 상품성을 앞세워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가 높다. 수출 물량 조정 등으로 올해 국내 판매량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대기 기간만 19~20개월이 걸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번 리콜 사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된 캐스퍼EV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안전 기준이 유사하기 때문에 캐스퍼EV 주요 수출국인 유럽 등에서도 리콜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보다 유럽 등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간의 캐스퍼EV 누적 수출량은 6만3000대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안전성과 사후 관리 등 신뢰가 함께 확보돼야 시장 안착이 가능하다"며 "화재 가능성이 언급된 리콜인 만큼 대상 차량을 신속히 조치하고 소비자 불안을 줄이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