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 대표이사로서 경영 전면에 나선다. 2013년 이후 13년 만에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최근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5·18 마케팅 여파로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13일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결정이다. 법적 등기임원을 맡아 직접 고강도 쇄신 경영을 신속히 추진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아울러 '스타필드 청라'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맡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도 겸임해 그룹의 신사업분야까지 주도한다.
신세계그룹은 8일 정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의 각자대표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등기이사로 추천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올해 정기임원 인사 때 정 회장을 각자대표로 내정하고 내년 초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키로 했다.
이번 결정은 정 회장이 직접 당면한 현안들을 신속히 해결하고 그룹의 미래성장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회장은 "회사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스타벅스 마케팅 논란 사태를 거치며 정 회장이 공언한 쇄신안을 한층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대표이사는 스타벅스코리아 이사회 구성과 회사 운영에 막중한 책임을 진다.
정 회장은 앞서 △이번 사태 발생경위와 승인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결과 공개 △전계열사 마케팅 콘텐츠에 대한 검수과정 재점검 △엄격한 역사의식과 윤리적 기준정립을 위한 교육 실시 등을 약속했다.
이번 결정으로 정 회장이 그룹 내에서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계열사는 3곳이 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합작한 AG글로벌홀딩스(당시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초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정 회장은 이마트 대표이사로 그룹 쇄신책을 주도하면서 부동산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겸임해 '스타필드 청라' '화성 스타베이 시티' '스타필드 광주' 등 그룹의 미래 랜드마크 조성사업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3월 미국 리플렉션AI와 체결한 MOU(업무협약)를 통해 국내 최대규모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부지확보를 추진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그룹의 근간인 이마트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대규모 신사업을 맡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까지 맡으면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고 평가받는 자리에 서게 되는 셈"이라며 "회사와 정 회장을 향한 시장의 엄격한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경영성과로 평가받고자 한다"며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정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 전문경영인 각자대표로 이형천 전 개발본부장을 내정했다.
이 신임 대표 내정자는 전문경영인으로서 현안과 조직운영을 챙기고 정 회장은 중장기 비전 수립과 기업가치 제고분야를 총괄하는 구조다. 전임 대표인 임영록 사장은 이날 인사발표 전 자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동우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그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고 직전에는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을 맡았다.
신 신임 대표는 부임 후 회사 운영체계와 내부통제 강화에 주력하고 신뢰회복을 위한 쇄신안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