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미국 정부에 국가 차원의 로봇 전략 수립을 촉구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주도권을 잃었던 전철을 로봇에서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중국을 견제할 육성 정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아만다 맥마스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임시 CE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춘 기고문에서 "미국의 다음 250년은 로봇이 건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4일 미국 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로봇을 국가 회복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규정한 것이다.
맥마스터 CEO는 로봇이 이미 미국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산업의 가장 심대한 변화는 화면 위가 아니라 창고와 병원, 건설 현장, 공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로봇공학은 미국 생산성을 이끄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엔진이 됐다"고 밝혔다. 미국자동화발전협회(AA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들은 로봇 약 3만7000대를 도입하는 데 22억5000만달러(약 3조4750억원)를 투자했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50년 5조달러(7722조5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의 추격에 맞서 국가 차원의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마스터 CEO는 "전 세계 로봇 도입 물량의 54%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며 "국가 로봇 전략이 없으면 미국은 해외 기술 의존과 공급망 충격, 중국에 대한 경쟁력 상실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에서 그 결과를 이미 목격했다. 로봇에서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거란 우려에 대해서는 "자동화를 적극 도입한 국가들의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오히려 낮은 경향을 보였다"며 "목표는 인간이 없는 노동력이 아니라 인간이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노동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 투자와 같은 규모로 재교육·재훈련에 투자해야 하며 그 책임은 정부만큼 산업계에도 있다"고 했다.
맥마스터 CEO는 "로봇공학이 연구실에서 현실 세계로 나오는 것은 국가 회복력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라며 "통합된 AI·로봇 전략과 도입 확대로 미국은 향후 250년간 기술 혁신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연구 중심 기업에서 벗어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족보행 로봇 '스팟'은 산업 현장 점검·순찰에, 물류 로봇 '스트레치'는 창고 자동화에 투입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 미국 조지아 공장(HMGMA) 부품 서열 공정에 투입되고 2030년에는 복잡한 조립 업무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1억달러를 투자해 매사추세츠주 월섬 인근 3만㎡ 규모 시설을 첨단 로봇·AI 센터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