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5년간 7500억달러(약 1085조원) 규모에 달하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 협력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관련 인프라 확대에 나선다.
SK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K-AI 서밋'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과 AI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협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SK그룹은 엔비디아와 총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포괄적 협력에 나선다. AI 팩토리 구축부터 AI 메모리 공급까지 아우르는 내용으로 양사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2GW(기가와트) 규모의 AI 팩토리 구축을 위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고 투자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협력은 양사가 지난 6월 합의한 국내 GW급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팩토리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의 HBM4가 탑재된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 '베라 루빈(Vera Rubin)'을 도입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고성능 AI 팩토리를 구축·가동한다. 이를 통해 소버린·피지컬·에이전틱 AI와 기업용 AI 서비스를 아우르는 대규모 AI 인프라 개발을 가속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늘어나는 AI 수요에 공동 대응한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장기 협력에 나선다. 이는 앞서 맺은 장기 기술 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로,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SK하이닉스는 사업의 성장 기반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양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부터 에이전틱 AI, 피지컬 AI로 확장되는 인프라 수요에 맞춰 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를 함께 개발하고 최적화해 나간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급증하는 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해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서버용 메모리를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에 중장기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AI 워크로드 요구에 맞춘 메모리 솔루션을 함께 발굴하고, 실제 서버 환경에서의 검증을 거쳐 AI 서버용 메모리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과 앤트로픽은 한국 내 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앤트로픽은 SK텔레콤이 국내에서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AWS와는 울산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통해 쌓아온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분야의 협력 범위를 한층 확대한다. 양사는 SK텔레콤의 국내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역량과 AWS의 글로벌 클라우드·AI 기술 및 고객 기반을 결합해 국내 주요 거점으로 사업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GW급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도 만나 AI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SK와 오픈AI는 지난해 10월 메모리 공급 및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설립·운영 등에 관한 파트너십 체결 이후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엔비디아·앤트로픽·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만날 때마다 메모리칩 부족 문제가 거론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AI 칩과 컴퓨팅 파워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현재 발표한 투자 규모도 앞으로의 수요를 고려하면 충분히 현실적인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투자 규모가 워낙 커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글로벌 AI 시장의 실제 수요에 기반한 현실적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