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AI(인공지능) 서버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판매 확대를 앞세워 4년 만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 가능성도 제기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3조3037억원, 영업이익 401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조7846억원·영업이익 2130억원)보다 매출은 18.6%, 영업이익은 88.5% 증가한 규모다. 일부 증권사는 컨센서스보다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교보증권은 삼성전기 2분기 영업이익을 4110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기는 오는 3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영업이익률이다. 증권가는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12.1%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2022년 3분기(13.05%) 이후 약 4년 만이다.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제품 구성 개선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관련 업계 평가다.
수익성 개선을 이끈 핵심은 MLCC 사업이다. AI 서버의 전력 소비가 증가하면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AI 서버용 MLCC는 일반 서버보다 탑재량이 월등히 많고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해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 삼성전기는 올해 글로벌 고객사들과 AI 서버용 MLCC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공급을 확대했다. 최근 한 달간 확보한 AI 서버용 MLCC 계약 규모는 총 7500억원이다. 실리콘 커패시터를 포함한 올해 AI 서버용 부품 계약 규모는 2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FC-BGA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AI 반도체 성능이 높아질수록 패키지 기판의 대형화·고다층화가 요구되며 제조 난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기술 장벽이 높아진 만큼 공급 확대 속도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트한 수급 환경이 이어지면서 고사양 FC-BGA의 수익성도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기는 늘어나는 AI 부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회사는 올해 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서버와 전장 등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 생산능력 확충에 2039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대부분은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1546억원·75%)에 집중됐다.
증권가는 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내년 이후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 캐펙스(설비투자)는 각각 3조1000억원, 4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2년간 투자 규모(7조7000억원)는 최근 7년간 누적 투자액에 맞먹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 확산으로 MLCC와 FC-BGA 모두 고사양 제품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선제적 투자가 맞물리면서 삼성전기의 수익성 개선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