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글로벌 빅테크·인재와 협력을 확대한다. 자동차와 로봇 등 개별 기기를 넘어 공장과 도시 전체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를 중심으로 기술과 인재, 과학·문화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그룹의 피지컬 AI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피지컬 AI 전략은 자동차와 로봇 등 개별 기기의 지능화에서 출발한다. 이후 생산 전 공정을 AI로 연결하는 'AI 팩토리' 등 특정 공간의 지능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도시 단위의 통합 지능화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제조와 모빌리티, 로봇 분야에서 쌓은 역량에 글로벌 기술기업의 소프트웨어와 AI 인프라, 알고리즘을 결합한다. 엔비디아와 웨이모, 구글 딥마인드 등과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고 엔비디아와는 피지컬 AI 기술을 활용한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 회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피지컬 AI 비전을 발표한 것은 이 지역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실리콘밸리에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인 '현대 벤처스'를 설립하고 2017년 '현대 크래들'로 확대 개편했다.
현대 크래들은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이들의 기술을 그룹의 연구개발과 사업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차량플랫폼(AVP) 본부 산하에 'AVP 실리콘밸리'를 신설했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통합해 피지컬 AI 연구개발을 가속하는 현지 거점이다.
AVP 실리콘밸리는 제레미 마 전무가 이끈다. 마 전무는 NASA(미국 항공 우주국)와 애플,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엔비디아 등을 거치며 자율주행·로보틱스·비전·시스템 통합 분야의 경력을 쌓았다.
기술을 구현할 인재 확보에도 나선다. 올해 9월 실리콘밸리에서 'HMG 테크 탤런트 포럼'을 열고 AI와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글로벌 인재를 초청한다. 그룹의 주요 연구개발 인력과 참가자 간 교류를 지원하고 'HMG(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테크 탤런트 채용'도 연계해 진행한다.
현지 혁신 생태계와 접점은 과학·문화 분야로도 넓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의 세계적인 체험형 과학관 '익스플로라토리움'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2032년 서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에 체험형 과학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넘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