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3620주(약 49억원)만 사들인 것은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규정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공시를 통해 최 회장이 장내 매수로 보통주 3620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취득 단가는 주당 135만3677원으로, 총매입 규모는 약 49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장내 매수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한 확신과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책임경영 행보로 해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매수 규모가 크지 않다는데 주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현행 공시 규정에 따른 것이다. 현행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제도에 따르면 상장사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거래 개시일을 기준으로 과거 6개월간 거래분과 향후 거래 예정 물량을 합산해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또는 거래금액 50억원 이상을 매매할 경우 거래 개시 30일 전까지 거래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반면 거래 규모가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이고 거래금액도 50억원 미만이면 사전공시 의무가 면제된다.
거래금액을 과거 6개월간 합산하도록 한 것은 거래를 여러 차례로 나눠 공시 의무를 회피하는 이른바 '쪼개기 매매'를 막기 위한 취지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향후 6개월 내 사전공시 없이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은 50억원에서 이번 매수 분을 제외한 수준이다. 이 금액 이상을 추가로 매수하려면 누적 거래금액이 50억원 이상이 돼 거래계획을 미리 공시해야 하며, 실제 매수는 공시일로부터 최소 30일 뒤에 가능하다.
결국 이번 거래 규모는 현행 사전공시 제도 아래 별도 공시 없이 집행할 수 있는 최대 수준에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별도 절차 없이 신속하게 매수를 진행해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