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 경제단체, 정권에 '52시간' 한마디 못하고 "환영"만

박종진 기자
2026.08.10 15:05

['환영'만 하는 경제단체]①경제6단체, 정부 세제개편안에 '환영'…전기차 문제 언급도 안해

[샌프란시스코=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 회장, 김용범 정책실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공동취재) 2026.07.25. bluesoda@newsis.com /사진=조성봉

경제계가 '2026년 세제개편안'에 도입된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에 환영 입장을 나타내면서 정작 전기차가 대상에서 빠진 것에는 일절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기업들의 호소를 대변해야 할 경제단체가 마땅히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정권의 눈치만 본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경제 6단체(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는 지난 7일 공동 '환영 성명'을 내고 정부가 새로 실시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반긴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세계 각국이 첨단산업의 생산기반을 자국에 두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투자 단계 중심의 세제지원을 생산 단계로 넓힌 이번 결정은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과 일자리를 지키고 기업이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제계도 이번 세제개편안에 발맞추어 혁신과 투자를 이어가며 국내 생산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는 '전기차 제외'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10년간 깎아주는 제도다. 정부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6대 분야에 제도 적용을 발표했지만 전기차는 포함하지 않았고 업계는 중국의 시장 장악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6.6.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경제단체가 기업들의 처지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올 들어 거세지고 있다. 올해 초 대한상의의 '상속세 보도자료 부실' 논란이 빚어질 때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이를 직격하면서 분위기가 급랭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경제단체의 정부 비판은 사실상 사라졌다. 경제단체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대해서도 '환영' 메시지만 냈을 뿐 논란이 되고 있는 '52시간 규제 완화' 등에는 입을 닫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속이 타는 모습이다. 각국이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는 AI(인공지능) 대전환 시대에 최전선에서 뛰는 군대나 다름없는 우리 기업들의 형편을 알리고 반영할 창구가 실종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모든 패권을 동원하고, 중국은 공산당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밤을 새워가며 기술을 쌓는데 우리는 연구자들이 스스로 일하고 싶어도 52시간 규제에 막혀 못하는 판"이라며 "기업의 절규는 누가 들어주나"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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