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약 두 달 만에 다시 만나 'AI(인공지능) 동맹'을 완성했다. 로봇·AI 팩토리(공장)·모빌리티(이동수단)에서 전략적 협력을 넘어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17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과 황 CEO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가진 양사 최고경영진 회동 이후 나온 협력 성과다. 양사는 △로보틱스 △AI 팩토리 △미래 모빌리티를 3대 축으로 피지컬 AI 시장을 공략한다.
협력의 핵심은 LG가 보유한 피지컬 AI 사업 역량에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다.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 CNS, LG유플러스 등이 보유한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센서, 배터리부터 데이터센터 냉각,전력, 설계, 운영까지 계열사별 역량을 'One(원) LG'로 결집하고 엔비디아의 기술을 더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LG의 강점이 개별 AI 기술보다 그룹 차원의 '피지컬 AI 스택'에 있다고 평가했다. AI가 현실 세계로 확장될수록 사업 간 연결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로보틱스 분야에서 LG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개방형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GR00T)'를 기반으로 한다. 올해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는 'LG 클로이드' 휠 베이스 로봇을 투입,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AI 팩토리에서는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LG의 냉각·전력·IT 기술을 적용·검증하는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한다. 2028년 상반기에는 충청남도 천안에 80MW(메가와트) 규모로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엔비디아 하이페리온 플랫폼에 LG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AIDV(인공지능정의차량)용 플랫폼을 개발한다.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내 AI 서비스를 통합한 솔루션을 글로벌 완성차(OEM) 고객에게 공급하는게 목표다.
구 회장은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고 말했고, 황 CEO는 "LG의 제품 엔지니어링·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