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뭔가 우리 언론계에 아쉬운 빈자리나 진공상태가 있다고 보고 그것을 채워 넣자는 생각을 해왔다. 정치적 진영을 탈피해서 언론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고민이었다. '동행미디어 시대'(이하 시대)가 시장과 독자로부터 진정으로 신뢰받는 언론의 자리에 서서, 쉽지 않더라도 언론의 길을 지키며 걷기를 바란다."
홍선근 시대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신문 발행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시대는 이날 설명회에서 새로운 저널리즘 비전과 콘텐츠 전략을 내놓았다.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을 모토로 공론의 장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시대는 다음달 15일부터 종이 신문을 발행할 계획이다. 시대는 머니투데이, 뉴스1, 뉴시스, 머니투데이방송(MTN) 등과 함께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홍 회장은 "시대는 기업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1인당 GDP(국내총생산) 7만달러를 향한 꿈에 토대를 놓겠다"고 말했다.
종이 신문 발행과 관련해서는 "올해 초부터 닻을 올린 동행미디어 시대는 조만간 신문을 발행하려고 한다. 신문은 뉴스의 고속 질주 추세에서 조금은 비켜서서 저속으로 가는 정제된 기사를 추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응원의 동행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발행인인 오병상 대표는 △정확한 정보 제공 △의제 설정과 지속적 토론 △신뢰 구축을 통해 시대를 숙의 미디어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사회적으로 양극화와 갈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숙의 미디어가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첫 번째 과제는 정확한 정보를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루기 위해 중요한 아젠다를 세팅하고 그것을 계속 토론하는 것을 하려고 한다"며 "궁극적으로 미디어가 추구하는 가치는 신뢰다. 신뢰를 쌓아가면서 성장하는 언론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저널리즘과 시대의 도전'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시대가 숙의 미디어로서 '신뢰'라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I 시대) 독자는 포털 링크 대신 AI가 요약한 답을 받고 기사에 도달하지 않는다. 콘텐츠 생산 비용이 사실상 0이 되면서 정보의 희소성이 사라졌다"며 "정보는 무한해졌고 신뢰는 희소해졌다. 언론의 존재 이유가 정보 전달에서 정보 판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기저기서 목격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을 취재하고 어떻게 검증하고 어떻게 아젠다를 세우는지가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도전이 큰 만큼 이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기회가 될 것이다. 시대의 출범 자체가 살아있는 실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대가 어떤 원칙으로 오피니언 면을 채울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정치적으로 예민하거나 이해관계가 첨예한 문제라도 피하지 않고 공감의 언어와 절제된 표현으로 설득력 있게 다루겠다는 것이다.
정용관 시대 주필은 "우리가 다뤄야 할 주제라면 피하지 않겠다. 그렇다고 우리가 원하니 따라오라는 식으로 호령하고 호통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공감의 언어, 절제된 용어, 절제된 동기로 우리가 해야할 이야기를 해야 상대방이 수긍하고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주필은 "정치적 중립과 객관성 유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침소봉대하지 않겠다. 책임감을 가지고 진솔한 자세로 나아가면 새로운 언론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언 시대 편집국장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도 진지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더도그마(약자는 무조건 선하고 강자는 무조건 악하다고 믿는 맹목적인 신념이나 경향)를 경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다윗은 요즘으로 치면 올림픽에서 양국이나 사격 금메달리스트 수준으로 결코 약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어느 쪽이 선량한지는 보기 나름"이라며 "언론이 물맷돌의 돌멩이 같은 역할이 되는 것은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언론이 꺼내기 어려운 얘기가 있고 불편함을 만드는 소재가 항상 있다"며 "우리 모두의 더 존엄한 삶, 튼튼한 공동체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일이) 지금 꼭 필요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AI 시대를 맞아 빈공간이 있었는데 시대가 이를 채워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설명회를 주의 깊게 봤다"며 "(시대의 종이 신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