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 대만지사 노동조합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이어 해외에서도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이익이 급증하면서 성과 배분에 따른 업계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 대만지사 노조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사측에 요구했다. 앞서 마이크론 본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성과 보상안'을 발표했다. 2025년 8월29일 이전 입사한 대만 직원에게 100만대만달러(약 4300만원)의 특별 감사금을 지급하고 기본 목표의 최대 500%에 달하는 연간 성과급과 추가 주식 보상도 제공하기로 했다. 생산직 기준 총 보상액은 35~68개월치 급여에 달한다.
노조측은 일회성 보상보다 실적에 연동한 장기 이익배분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메모리 기업의 성과급 제도를 거론하며 한국 기업 직원과의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고도 주장했다. 마이크론 대만지사 노조는 오는 18일과 21일 노사 협상에서 사측이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총파업 찬반 투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먼저 물꼬를 튼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지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데 합의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인 264조9257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성과급은 약 7억330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노사도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통해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이 성과 배분 요구를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4250억달러(약 581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 매출 비중이 전체 반도체 매출의 54%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역시 전 분기보다 10% 이상 성장했다. 통상 성장률이 3%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준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에서도 올해 성과급 논란이 불거지자 웨이저자 회장이 직접 성과급 총액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리겠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문제는 호황이 길어질수록 성과 배분 요구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업계 표준으로 굳어지면 실적이 뛸수록 보상 비용도 함께 불어난다. 여기에 메모리 3사의 경쟁이 첨단 공정과 설비투자를 넘어 핵심 인재 확보로 확대되면서 경쟁사와의 성과급 격차도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가 됐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메모리 기업간 경쟁이 첨단 공정이나 설비투자를 넘어 인재 확보를 위한 보상 경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R&D(연구개발)나 생산라인 등 미래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성과 배분과 투자 사이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