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형제의 난', 주총-소송전 관건은

엄성원 기자
2015.08.09 17:28

롯데홀딩스 주총서 지분싸움 예고…L투자회사 대표 취임 법정싸움 가능성도

롯데그룹 총수 일가간 경영권 분쟁이 결국 주주총회 표 대결과 법정 공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 직전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전면전을 선언한 상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극적 화해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조기 주총 소집을 통한 빠른 사태 해결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롯데홀딩스 주총, '과반 대 2/3'의 싸움=신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복귀함과 동시에 롯데홀딩스 주총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격카드가 많지 않은 신 전 부회장에게는 빠른 주총 소집과 지분 대결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승부수로 통한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입국한 지 열흘만인 지난 7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신 전 부회장은 당초 예정된 출국일(3일)보다 나흘이나 더 한국에 머물며 동생 신동빈 회장에 대한 여론전을 펼쳤지만 전세는 갈수록 불리해지는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이 한국에 머무는 열흘 동안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진, 그리고 한국 롯데 노조가 잇달아 신 회장 지지를 선언했고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함께 지배구조 최상위에 위치한 또 다른 지주사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를 마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이 불리한 전세를 뒤집기 위해 빠르게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을 소집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 상법상 임시 주총 소집 요구는 주주 3% 이상의 동의로 가능하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이 직접 밝힌 자신의 지분 2%에 일부 우호지분만 더하면 확보 가능한 수준이다.

일단 주총이 열리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진 전원 교체를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앞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 등 신동빈측 인사로 채워진 롯데홀딩스 현 이사진을 모두 해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상법상 이사진의 해임은 주주 과반수 출석에, 출석 주주 과반수 동의로 통과 가능한 일반결의 사안이다.

이에 비해 신동빈 회장은 주총 소집시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달 이사회 결의 내용으로, 신 회장 역시 차기 주총에서 이사회 결의 사항을 다루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에 올리기 위해서는 회사 정관을 변경해 명예회장직을 신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정관 변경의 건은 주주 과반수 출석에, 출석 주주 3분의2가 찬성해야 가결되는 특별결의 사안이다.

결국 롯데홀딩스 주총은 신 전 부회장이 과반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느냐, 신 회장이 지분 3분의2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양측 모두 자신의 승리를 장담하는 만큼 승부의 향방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강한 광윤사 지분 32%와 자신의 지분 2%, 종업원지주회(우리사주) 등의 지분 32% 등 총 67%를 자신의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신 회장 역시 3분의2 이상의 우호지분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광윤사와 신 전 부회장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이 모두 자신의 편이라는 계산이다.

재계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난 상황으로는 신 회장이 한참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총은 결국 누가 우호지분을 더 많이 확보했냐는 표 싸움"이라며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이 승리한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日 지주사 대표 취임 적법한가…소송전도 예고=주총과는 별개로 법정 공방도 예고돼 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주총 대결에서 패배할 경우, 소송전을 위시한 롯데사태의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대표 취임이 적법한가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 취임이 신 총괄회장의 뜻에 어긋난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의 서명이 들어 있는 해임지시서까지 공개했다. 이 해임지시서에는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진 전원을 해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신 회장측은 이사회 결의라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롯데홀딩스 대표로 취임했고 신 전 부회장측이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임의로 작성했기 때문에 해임지시서에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L투자회사 대표 취임 건도 마찬가지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동의 없이 L투자회사 대표에 취임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인 대표 변경 등기를 하려면 일본 법무성 법무국에 이사회 의사록, 등기신청서 등을 내야 하고 이 신청서에는 신청 당시 대표의사의 서명과 법인 직인이 필요한데신 총괄회장이 대표이사 변경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불법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측은 이에 대해서도 이사회 결의 등 적법 절차를 밟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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