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순환출자 해소 2兆…'중간금융지주사법' 정체 걸림돌

오승주 기자
2015.08.12 16:53

재계,증권가 중심으로 다양한 해법 제시…롯데캐피탈·롯데카드 등 금융사 해결 '난감'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연결 해소와 지주사 설립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재계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얽혀 있지만 핵심 계열사 일부를 활용해 단시일 안에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는 관측부터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시너지를 이용한 해법 등이 제시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산분리 원칙'이 지배구조 개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정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도입돼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 다양한 해법 제시=12일 KB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얽혀 있지만 핵심 8개사를 활용하면 단시일 내 지주사 체제 전환이 가능하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해소의 핵심은 그룹 내 얽힌 △롯데쇼핑 지분(25.41%) △대흥기획 지분(26.0%) △롯데제과 지분 (1.34%)의 크게 3개 고리로 분류된다.

롯데쇼핑 지분을 보유한 5개 계열사(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한국후지필름·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가 383개의 순환출자를 형성한다. 이와 함께 대흥기획 지분을 가진 3개사(롯데리아·롯데푸드·한국후지필름)와 '롯데건설→롯데제과' 지분관계가 33개의 순환출자를 이루고 있다.

롯데그룹은 대기업집단 중 가장 복잡한 지배구조(416개 순환출자)로 구성돼 있지만, 1000억원 미만의 지분이 많고 지분해소에 필요한 가장 큰 금액(단일거래 기준)이 5500억원대(한국후지필름 지분가치 5530억원)임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해소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배구조 개선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소될 가능성이 큰 지분관계는 '롯데건설→롯데쇼핑'(0.95%·670억원 규모), '롯데건설→롯데제과'(1.34%·370억원 규모)가 지목된다. 지주사 전환이 기대되는 호텔롯데가 롯데건설이 들고 있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지분을 취득, 지배력을 강화한다.

아울러 '롯데리아 보유의 대흥기획 지분'(12.5%·440억원 규모), '롯데푸드 보유 대흥기획 지분'(10.0%· 360억원 규모), '한국후지필름 보유 대흥기획 지분'(3.5%·120억원 규모) 등 3개 계열사가 보유한 대흥기획 지분을 롯데쇼핑이 사들이면 초기에 129개 순환출자가 해소 가능할 것으로 KB투자증권은 내다봤다.

순환출자 고리가 상당부분 끊어지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자금 수혈 등에 따른 호텔롯데 지주화 가속도 △롯데정보통신·코리아세븐 등 계열사 추가상장에 따른 자금 확보와 지주사 중심 계열화 추진 △호텔롯데와 비상장사 합병(한국후지필름·롯데상사 등)으로 롯데그룹의 지주화 및 순환출자가 상당부분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416개 순환출자 고리의 해소 비용은 2조원으로 추정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우선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자금을 마련한 뒤 롯데쇼핑과 합병을 염두에 둔 방식을 제기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을 고려하면서 지주사 전환 및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것"이라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도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계열사를 매각해 지배구조 개선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는 △호텔롯데 단독 △호텔롯데와 롯데쇼핑·롯데제과 등 계열사 연계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호텔롯데 단독 지주사 전환은 지배구조 최상단과 대주주일가의 간접지분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주사법에 따른 자회사의 최소지분 확보비용(롯데쇼핑 8000억원, 롯데케미칼 5000억원, 롯데제과 5000억원, 롯데칠성 4000억원 등 2조2000억원)이 많이 드는 것을 단점으로 지목했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주요 계열사와 연계로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면 비용 발생이 최소화하는 장점은 있지만 각각 인적분할과 지주회사간 합병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금융계열사 처리=문제는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3개 금융계열사의 처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일 대국민 사과에서 "지주사 전환에서 금융계열사 처리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토로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시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지주사가 금융사를 계열사로 소유하지 못하는 공정거래법이 적용되면 롯데그룹은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계열사 간 복합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 문제는 과제"라며 "기업간 주식교환시 과세이연(세금을 연기해주는 것) 외에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등 규제환경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일반 지주사와 금융계열사 사이에 금융지주사를 세워 기존 금융계열사를 그룹에서 거느리면서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방안이다. 2012년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중간금융지주사 도입을 중심으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3년이 흐른 지금까지 논의는 정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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