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후를 걱정한다

김소연 기자
2015.11.09 15:34

올 연말 특허기간이 만료될 서울 시내면세점 3곳에 대한 입찰결과가 오는 14일 발표된다. 사업자 선정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자 출사표를 던진 4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2차 면세점 심사에 참여한 기업은 롯데와 SK, 신세계, 두산이다. 이중 롯데와 SK는 기존 면세사업자고, 신세계와 두산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신규 특허라고는 하지만 롯데와 SK의 경우 특허권을 잃으면 당장 매장 문을 닫거나, 아예 면세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위기다. 이렇다 보니 신규 면세점 2곳을 결정한 지난 7월 1차전 못지 않은 치열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새로운 공약을 남발하고 다른 곳을 벤치마킹해 조금이라도 더 보태는 분위기다.

'1500억원, 2400억원, 2700억원'. 듣기만 해도 '억'소리 나는 상생자금 공약이 대표적이다. 롯데가 1500억원의 상생자금을 내놓겠다고 공언하자 SK가 2400억원, 신세계가 2700억원 등 금액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안팎에서는 면세점 후보 기업들이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의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져 남발한 공약이 발목을 잡을 위험성이 있다.

더구나 면세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또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면세점 특허권은 5년마다 제로베이스에서 재심사된다. 기업에게는 자칫 수익을 내기도 전에 사업 철수 위험이 뒤따르는 '고위험군' 사업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업계 1, 2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은 3916억원과 1861억원이었다. 위에 언급한 상생자금은 기존 면세사업 강자의 한 해 이익과 맞먹는 금액이다. 최근 남발되는 공약이 '공수표'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면세사업은 개별기업 신성장 동력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지난해 면세점에서 발생한 외국인 매출 5조8000억원은 총 관광수입(19조원)의 약 30%에 해당한다. 고용유발효과도 10억당 13명으로 높다. 업계끼리 과당경쟁을 벌이기보다 한국의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하고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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