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지난해 큰 쾌거를 이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게 사실입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내로라하는 화장품 기업 대표들이 참여해 진행된 대한화장품협회 정기총회에서 나온 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선업, 건설업 등 '중후장대' 사업에 가려 '분 장사' 정도로 여겨졌던 '장(화장품)업계'가 이렇게까지 컸다"고 자축하면서도 자기반성 또한 내놓았다.
'장 업계'가 지난해 입이 벌어질 만큼 선전한 것은 사실이다. 세계 133개국에 수출하며 화장품 수출액 6위 국가가 됐고 무역흑자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화장품은 예외적으로 50% 넘게 급증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해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9억9287만 달러로 94.1% 늘었다. 전체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7%로, 중국 내 화장품 수입국 중 점유율 2위 자리에도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기업들이 여전히 글로벌 기업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자성한 대목은 '브랜드력'이다. 매출 등 시장 볼륨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개별 브랜드 인지도는 세계 브랜드들과 격차가 크다.
사정이 이런데도 상당수 화장품 업체들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일단 유통 채널을 늘려 매출을 확대하고 보자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아름다움'이라는 환상을 판매하는 뷰티 산업은 '문화 산업' 속성이 있어 이미지를 구축해 '브랜드력'을 쌓는 정공법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우려로 언급된 부분은 '중국 리스크'다. 중국 시장은 'K-뷰티'를 키워낸 주역이기도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아 이 시장이 흔들릴 경우 위협이 될 수 있다. 성장률 둔화라는 거시적인 문제부터 만만치 않은 중국 내 판매허가 문제, 따이공(보따리상) 규제, 현지 기업들의 추격,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우려되는 부분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 등으로 1월 한국 화장품의 대 중국 수출액은 7814만 달러로 8.7%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월 대중국 화장품 수출 증가율은 283%였다.
'K-뷰티'라는 수식어는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더욱 시간을 들여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과 브랜드력을 키워 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