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말라가게 하는 '뇌 신호' 뿌리부터 차단한다

암 환자 말라가게 하는 '뇌 신호' 뿌리부터 차단한다

박건희 기자
2026.08.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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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의과대학원, 암 악액질 치료 전략 제시

송민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김진국 KAIST 교수 공동연구팀이 교원창업기업 토르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단백질 'GFRAL'의 작동을 억제해 암 악액질을 치료할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 /사진=KAIST(AI로 생성한 이미지)
송민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김진국 KAIST 교수 공동연구팀이 교원창업기업 토르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단백질 'GFRAL'의 작동을 억제해 암 악액질을 치료할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 /사진=KAIST(AI로 생성한 이미지)

KAIST(카이스트) 연구팀이 암 환자의 몸을 서서히 말라가게 하는 합병증 '암 악액질'을 치료할 전략을 개발했다.

카이스트는 송민호 의과학대학원 교수·김진국 교수 공동연구팀이 교원창업기업 토르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단백질 'GFRAL'의 작동을 억제해 암 악액질을 치료할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에 지난달 27일 게재됐다.

암 악액질은 암 환자의 50~80%가 겪는다고 알려진 합병증이다. 암세포가 몸의 대사를 교란해, 음식을 아무리 충분히 먹어도 체중과 근육이 계속해서 줄어든다. 이 때문에 몸이 쇠약해져 항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치료제가 있지만, 식욕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수준이어서 근육 손실과 대사 이상을 근본적으로 막기 어렵다.

연구팀은 암 악액질의 원인이 뇌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암세포가 분비하는 'GDF15'가 뇌간의 GFRAL과 결합하면, '먹지 말고 몸에 저장된 근육과 지방을 쓰라'는 신호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처럼 암세포가 보내는 명령을 막는 방법을 고안했다. 특정 유전자의 작동을 선택적으로 막는 유전자 치료 기술인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다. 이 치료제는 유전정보를 단백질로 만드는 중간 전달물질인 RNA(리보핵산) 단계에서 GFRAL 생성을 막아, 암 악액질을 일으키는 신호 자체를 차단한다.

실제 암 악액질이 진행 중인 실험용 쥐에 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근육과 지방 손실이 크게 줄고 무너진 대사 기능이 회복됐다. 연구 종료 시점 기준(약 50일) 생존율은 비투여군에 비해 약 70% 높았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간의 핵심 수용체를 RNA 수준에서 직접 표적해 암 악액질의 근본 원인을 억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후속 비임상 연구와 약물 생산·품질관리 체계를 통해 2030년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개발에 착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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