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연구소' 첫 작품…첫 발걸음 뗀 '정용진의 꿈'

오승주 기자
2016.06.22 16:26

한국판 커클랜드 꿈꾸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야심작 '377바' 첫 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꿈이 담긴 '비밀연구소'가 본격 시동을 걸었다. '1호제품'을 내놓으며 '한국판 커클랜드'를 만들겠다는 정용진의 꿈이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피코크 비밀연구소 1호 상품으로 '377바'(BAR)를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술과 섞어 마실 수 있는 무알콜 칵테일 제조용 음료다. 파인애플이 들어간 '민트'와 오렌지가 들어간 '시트러스', '토닉워터', '진저에일', '클럽소다'의 5가지 종류다. 그냥 마실수도 있고, 위스키나 소주 등과 섞으면 칵테일이 된다.

'377바'는 5월 출범한 이마트 피코크 비밀연구소의 첫 작품이다. 첫 개발 제품에 이마트 본사가 위치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지번인 '377'을 인용했을 만큼 정용진 부회장의 애정이 남다르다.

비밀연구소는 이마트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제조하는 피코크가 세운 연구소다. 피코크는 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의 PB '커클랜드'를 눈여겨본 정 부회장의 주도로 설립됐다.

코스트코가 1995년 만든 커클랜드는 자체 제조 브랜드로 강력한 경쟁력을 가졌다. 식품, 세제, 과자, 영양제까지 전 품목에 걸쳐 상품을 내놓는 커클랜드는 다른 대형마트에서 찾을 수 없는 매력으로 소비자가 코스트코를 찾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커클랜드의 브랜드 가치는 7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코스트코 전체 비중에서 20%에 불과하지만 브랜드 가치는 70%를 차지한다. 커클랜드가 없었다면 코스트코의 성장도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코스트코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6.8%의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코스트코는 최근 5년간(2011~2015)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3.4%와 3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매출은 34.5%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코스트코의 절반도 못미치는 13.5% 증가에 머물렀다.

정 부회장이 '한국판 커클랜드'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정 부회장은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최근 지분 교환을 통해 이마트 운영을 책임지게 됐다.

한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피코크를 '한국의 커클랜드'로 키운다는 신념이 있다"며 "피코크가 침체된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피코크 비밀연구소'는 지난 5월 성수동 이마트 본사 9층에 확장 신설됐다. 기존 소규모 테이스트 키친을 넓혀 대형 조리실과 가정집처럼 꾸민 시식 공간을 갖췄고, 피코크 상품 R&D 센터로 탈바꿈했다.

피코크 상품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와 단체 회의실 공간,염도·당도·산도 등 다양한 관능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품질 관리실도 세웠다. 최초 아이디어 단계부터 최종 상품화까지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장소가 된 것이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 매출을 1500억원(1400여개 제품)으로 잡고 있다. 2013년 340억원에 비해 5배 가까운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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