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물산이 금융정보 등 롯데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한국 검찰 요구를 공식 거부한 배경에 신동빈 회장의 관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롯데물산은 '주주들의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신 회장 동의없이 결정할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료공개 반대 주주는 日롯데홀딩스?= 4일 검찰에 따르면 일본 롯데물산은롯데케미칼이 한국으로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통행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일본 롯데물산에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거절 명분은 '일본 주주들의 반대'다. 검찰은 일본 당국과 사법공조해 관련자료를 확보할 예정이지만 적어도 한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일본 롯데그룹 구조를 감안할 경우 자료 거부를 주도한 주주는 롯데홀딩스로 추정된다. 롯데물산은 2007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L11로 거듭났고, L11은 자본금 1억원짜리 신설법인 롯데 스트래티직스인베스트먼드(LSI)와의 지분교환 등을 통해 자회사로 흡수됐다. 당시 L11(롯데물산)은 310억원의 증자를 했는데, 롯데홀딩스가 제3자 할당방식으로 증자 주식을 매수했다. 이 주식은 롯데홀딩스와 종업원지주회 등에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는 이어 L11 모회사인 LSI를 지분 조정·교환을 통해 롯데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만든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는 광윤사→롯데홀딩스→LSI→L투자회사(12개)로 지주사 체계를 완성한다. 일본 롯데물산은 롯데홀딩스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일본 롯데물산의 모회사인 LSI(중간지주사)도 지분 교환과 현물 출자를 통해 최종 지주사인 롯데홀딩스가 100% 지배권을 행사한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물산의 직접 주주는 LSI로 볼수 있고, 나아가 롯데홀딩스가 최종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 자료 거부 관여 가능성 짙어=일본 롯데물산 지배주주가 LSI를 거쳐 롯데홀딩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검찰의 자료 요청을 거부한 것은 롯데홀딩스 주주일 가능성이 높다.
롯데홀딩스 주주 구성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계열사(20.1%) △LSI(10.7%) △신씨 일가(7.1%) △임원지주회(6.0%)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거부 주체는 종업원지주회와 LSI, 계열사, 임원지주회가 유력한 후보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6월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도 종업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받은 신 회장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롯데물산이 주주 반대를 거론하며 자료제출을 거부하지만 일본 롯데의 지배구조를 보면 신 회장의 지시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