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투자에도 '쿠팡의 5%'…유통업체들 호된 온라인 신고식

김은령 기자
2021.02.16 11:39

[MT리포트]2021 e커머스 새판짜기

[편집자주]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e커머스시장의 새판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쇼핑시장마저 잠식 중인 네이버는 신세계, CJ와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고,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을 잡는 등 반쿠팡 연대가 속속 결성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새주인찾기에 나섰고, 티몬·위메프도 변화의 기로에 섰다. 160조원대로 급성장한 e커머스시장의 지각변동을 분석해본다.

지난 2019년 롯데쇼핑의 할인점 사업부(롯데마트)가 적자전환하면서 '어닝쇼크'에 빠졌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도 영업이익이 67% 급감하면서 '비상'에 걸렸다. 출점 경쟁 등 덩치를 키워가며 매출 성장은 이어나갔지만 온라인 채널 시프트 등 트렌드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

롯데쇼핑, 신세계그룹, 홈플러스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일제히 새 활로로 온라인 강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신세계는 온라인통합몰 쓱닷컴 키우기에 나섰고 롯데쇼핑도 통합물인 '롯데온'을 야심차게 출범하며 총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멤버십 서비스를 리뉴얼하고 점포 풀필먼트센터(FC)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기존 e커머스업체들과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 온라인 쇼핑 시장 진입은 쉽지 않았다.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은 전혀 다른 시장이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의 월 사용자수는 쿠팡의 5%에 불과하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월 사용자수는 112만명으로 1위 쿠팡(2141만명)의 5.2%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롯데온이 포함된 롯데쇼핑의 기타 사업부 적자는 2660억원으로 740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오픈 첫날 트래픽 과부하로 장시간 사이트가 다운되는 등 체면을 깎았다. 여전히 잦은 오류 등 시행착오를 이어가고 있다.

쓱닷컴 역시 거래액이 40% 가량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크지만 온라인 시장에서는 여전히 순위권 밖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2월 쓱닷컴 사용자는 151만명으로 300만에서 2100만명에 이르는 쿠팡, 11번가, G마켓 등 주요 커머스 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여전히 있다. 40여년간 쌓아온 상품 소싱능력과 오프라인 배송 거점이 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기존 e커머스업체들과의 차별화할 수 있는 PB(자체브랜드) 제품 등 다양한 제품 구성과 대규모 소싱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롯데온 자료사진 / 사진제공=롯데쇼핑

아울러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이어진다. 이마트의 PP(피킹앤패킹)센터나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세미다크스토어, 홈플러스의 FC센터가 대표 사례다. 전국 400여개 대형마트가 배송거점이 된다면 배송 커버리지나 속도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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