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3월 수입액 7959만달러 '역대 최대'... 지난해 총액 이미 추월
올해 수입분 99%가 중국산…中서 1269톤 국내 유입
업계서도 "이례적으로 많은 양…시장 혼란 우려"

합성니코틴을 담배의 정의에 포함해 규제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합성니코틴 수입량이 이례적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부과 등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재고를 미리 확보하려는 사재기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에 수입된 합성니코틴 총액은 약 7959만2000달러(약 109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수입액인 6453만달러를 불과 3개월 만에 넘어선 수치이자 최근 5년 내 역대 최고치다.
특히 수입분의 99%는 중국산이다. 중국발 합성니코틴 수입액은 2022년 422만달러에서 지난해 6301만7000달러로 매년 2~3배씩 불어났다. 올해 1~3월 수입액만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연간 수입액을 넘어섰다.

배경에는 오는 24일 시행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에 따라 담배의 정의는 기존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제품에서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제조한 제품으로 확대된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니코틴도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취급돼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세금이 부과되고 온라인 판매 금지·경고 그림 부착 등 규제가 일괄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일부 소매상이나 수입상은 제도 전 수입된 제품에는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점을 겨냥해 대량으로 수입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겐 조만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며 선구매를 유도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액상담배를 찾는 소비자에게 '법 적용 전에 미리 사두시라'며 대놓고 영업하는 곳도 있다"며 "법 시행 후에도 세금 부담이 없이 판매할 수 있어 물량확보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렇게 확보한 재고분이 2~3년 치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도 재고를 둘러싼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행정예고한 '액상형 전자담배 재고제품 안전관리 기준 제정고시안'에 따르면 법 시행 전 제조·수입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온라인 판매 금지를 권고하고 오프라인 판매 시에도 지정 기관의 유해성분 검사를 거쳐야 한다. 제조 후 6개월이 넘어 변질 우려가 있는 제품은 판매 중단 권고를 내릴 수 있고, 소비자가 제조·수입 시점을 알 수 있도록 제품에 표기하는 고지 의무 등도 담겼다. 다만 이 고시는 법 시행 하루를 앞두고도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협의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고시가 시행되더라도 과제는 남는다. 재고분은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닌 만큼 규제 제품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는 불법 암거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더라도 저품질의 중국산 제품이 음성적 경로로 거래될 경우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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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은 "법 시행이 이 같은 수입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법 시행 후에도 당분간 과도기적 상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배업계 관계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은 저가 중국산 재고 물량이 시장에 장기간 머물며 가격 구조를 왜곡할 우려가 크다"며 "성분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규제 시행 직전 집중 유입된 만큼 정부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