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쿠팡 창립 1주년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 김범석 쿠팡 의장은 "2년 내 미국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년이 걸렸지만 김 의장의 꿈은 현실이 됐다.
쿠팡이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69조원(600억달러)로 네이버를 뛰어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김 의장의 보유 지분가치도 61억달러(7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는 국내 주식부호 순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9조704억원(상속분 미반영)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이 부회장에 이어 2위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4조9457억원)과 3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4조8065억원)을 앞서는 규모다.
상장 후 김 의장의 지분율은 10.2%에 불과하지만 차등의결권이 적용되는 미국 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의결권은 76.7%를 갖게 된다. 김 의장이 보유한 주식이 클래스B로 클래스A 주식에 비해 의결권을 29배 적용받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2010년 소셜커머스로 쿠팡을 창업한 이후 2014년 국내 1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기업 선정, 2015년 소프트뱅크 투자(누적 30억 달러, 약 3조3000억원), 2021년 뉴욕증시 상장까지 한 단계씩 도약해 왔다.
김 의장인 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며 글로벌 감각을 익혔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명문 사립학교인 디어필드아카데미 졸업후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이다.
하버드대 재학시절 잡지 '커런트'를 만드는 등 일찌감치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커런트를 뉴스위크에 매각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 2년간 몸담았다가 다시 월간지를 만드는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설립, 매각했다. 하버드 학부시절 친분이 있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 윤선주 이사와 고재우 부사장 등과 함께 자본금 30억원으로 쿠팡을 창업했다.
지난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이단아가 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거래를 연계해주는 플랫폼으로 머물지 않고 라스트마일 배송을 통한 온라인 쇼핑 혁신을 만들어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으로 소비자들이 쿠팡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쿠팡은 지난 2016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 매년 40~60% 덩치를 키웠고 지난해에는 91% 서장했다.
그러나 매년 수천억원 이상의 적자가 쌓이며 업계 안팎에서는 불안의 시선이 이어져왔다. 2015년 5500억원, 2016년 5600억원, 2017년 6400억원, 2018년 1조1000억원에 이르기까지 수조원대의 적자가 쌓였다. 하지만 김 의장은 대규모 적자에 대해 "계획된 적자"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쿠팡은 적자구조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김 의장은 "2012년에 업계 최초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고 그대로 갔으면 계속 흑자를 낼 수 있었다"며 "계속 쿠팡맨을 채용하고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것은 도전"이라고 말했다. '적자'가 아닌 목표를 향한 '투자'라는 것이다. 김 의장은 상장 이후에도 이같은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