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7배' 배당확대 삼양식품, ESG 강화하는 김정수 부회장

지영호 기자
2022.06.11 08:00

삼양식품이 식품업계로는 드물게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강화한다. 오너 일가가 횡령 판결을 받고 물러났다 2020년 말 경영에 복귀하면서 약속한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다. 불닭볶음면으로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주주들의 지지 없이는 성장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위해 주주명부폐쇄를 결정했다. 사업년도 중간에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CJ제일제당이 지난달 분기배당을 결정한 이후 올해 식품업계 두번째 배당 확대 조치다.

그동안 삼양식품은 식품업계에서 짠물 배당으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2016년 주당 150원 배당을 시작으로 △2017년 250원 △2018년 400원 △2019~2020년 800원으로 점차 늘려가더니 지난해에는 1000원으로 단위를 바꿨다. 이 기간 전체 배당금도 11억원에서 75억원으로 7배 가까이 늘렸다. 지난 사업연도 배당 규모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규모다. 배당 성향도 전년 8.9% 대비 13.4%로 상승했다. 올해에는 중간배당까지 진행하면서 지난해보다 배당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의 주주친화 정책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 2월 발표한 7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이후 3개월간 3만주를 취득했다. 월 1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자사주 매입에 쓰고 있는 셈이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손쉽게 주주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한 것도 새로운 변화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삼양식품의 경영 변화는 김정수 부회장이 경영복귀 직후(당시 총괄사장)인 지난해 초 신년사에서 드러난다. 49억원 횡령 혐의로 유죄를 받고도 경영복귀를 결정한 데 따른 비난여론이 불거진 때다. 김 부회장은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자 한다"며 "조직과 시스템을 환경친화적으로 개선하고 고객, 주주, 국민 등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충실이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급성장한 삼양식품의 위상과 무관치 않다. 1980년대 이후 침체를 거듭하던 삼양식품은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의 메가히트(누적 30억개)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2016년 930억원에서 지난해 3886억원으로 5년만에 4배가 뛰었다.

역대급 투자의 결실도 눈앞에 둔 것도 배당을 늘리는 배경이다. 2018년부터 2400억원을 투입한 밀양공장이 지난달 건립돼 연간 6억개의 라면을 추가생산할 수 있다. 국내 라면 수출의 60%를 책임지는 삼양식품에 밀양공장이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다. 여기에 주주 친화 정책을 펴고 있는 새 정부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과정에서 지주회사인 삼양내츄럴스가 삼양식품 2대주주인 아이스엑스와 합병한 것이 눈길을 끈다. 아이스엑스는 횡령으로 구속중인 전인장 전 회장과 김 부회장의 장남 전병우 이사가 100% 보유한 회사로 페이퍼컴퍼니 논란이 있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삼양내츄럴스가 삼양식품에 보유한 오너가 지분 46.11%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의 판단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친화정책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양_불닭볶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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