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이어진 '빵집 규제'의 실효성 논란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처럼 소수 품목만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거나 대기업의 특정 업종 진출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15일 관련 업계, 학계 등에 따르면 국내와 비슷하게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을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한 나라로는 일본이 꼽힌다. 다만 일본과 더불어 미국, 유럽 등은 국내처럼 특정 업종이나 품목을 지정해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자체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일본은 '중소기업의 사업 활동 기회 확보를 위한 대기업자의 사업 활동 조정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해당 법은 대기업에겐 중소기업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을 의무를, 중소기업에겐 대기업의 동종 업종 진출에 조정 권고를 신청할 권리를 부여한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차단보단 주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중소기업단체는 대기업의 사업 개시로 악영향을 받을 경우 소관 부서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조사에 따라 사업 제한이 인정되면 정부가 대기업에 △사업 개시 시기 조정 △사업 규모 축소 등을 권고하는 방식이다.
다만 두부, 탄산음료 '라무네' 등 일부 품목에만 규제를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해당 법이 소비자 선택권 침해,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단 점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민호 KDI 연구위원은 "국내는 어느 업종이든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데 일본은 일부 소수 품목에만 해당 법을 적용해 대기업의 참여 제한을 최소화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국내와 비슷하게 소기업 적합 업종을 지정해 보호 제도를 운영했으나 소비 환경 변화 등의 상황을 고려해 2015년에 모든 품목의 보호 지정을 해제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중기 적합업종 제도와 가장 비슷하게 운영했던 나라가 인도"라며 "인도도 우리나라처럼 진출 제한 품목을 구체적으로 정했다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분석 결과가 꾸준히 나와서 점차 지정된 품목을 없앴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2011년 중기 적합업종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 4월까지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업종·품목은 총 113개다. 이 중 108개는 지정 기간이 만료됐다. 일부 업종은 제과점처럼 상생 협약으로 전환돼 규제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