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과일소주 열풍을 일으키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한 소주가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2015년 3월 출시한 '처음처럼 순하리(이하 순하리)'다.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은 순하리의 탄생은 롯데칠성음료의 소비자 조사 결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1년여 간 소비자 4400여명을 대상으로 소주 만족도를 조사했다. 조사로 소주는 향, 맛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과실주는 가격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특유의 알코올 향과 맛을 줄이고 저렴한 가격에 과실주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순하리는 순한 맛 과일소주가 생소했던 2015년 국내 주류 시장에 열풍을 일으켰다. 순하리 첫 제품인 '순하리 유자'는 부드러운 목 넘김과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순하리가 독한 소주에 거부감을 느끼던 20, 30대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출시 직후 편의점, 마트 등에 물량이 풀리자마자 완판되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선 '순하리 팝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였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순하리 판매처를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순하리는 품귀 현상을 일으킨 과자에 빗대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 불리기도 했다.
순하리의 당시 인기는 판매량으로도 입증된다. 출시 2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했고 100일 만에 4000만병을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인기에 발맞춰 유자 맛에 이어 복숭아, 사과 등 종류를 확대했다. 병 제품 이외에도 페트병, 파우치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했다.
국내 과일소주 시장을 개척한 롯데칠성음료는 해외로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 2016년 순하리 수출을 시작해 현재 수출 전용 제품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수출 2년 만에 미국, 캐나다, 베트남 등 수출국을 30여개로 확대했다.
2017년 '순하리 딸기', 2018년 '순하리 블루베리', 2019년 '순하리 요구르트', 2020년 '순하리 애플망고' 등 수출 전용 품목을 생산했다. 유자, 복숭아, 블루베리, 사과, 딸기, 애플망고 등 수출 전용 제품 9개를 운영 중이다. 특히 순하리 애플망고는 현지 도매사에서 제품 개발을 요청해 현지 시장 조사 후 출시까지 이어진 현지화 성공 사례다.
수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롯데칠성음료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 20%를 기록했다. 과일소주 인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주류 수출액은 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롯데칠성음료는 제품력과 E&J 갤로의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 전역의 주류 판매점 약 1만곳에 순하리, 처음처럼 등 소주를 입점하며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이어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채널에도 입점을 늘리고 있다. 미국 내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장률 약 38%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외에서 소주가 위스키, 맥주처럼 독자적인 주류로 자리 잡도록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순하리뿐만 아니라 제로슈거 소주 '새로'도 수출하고 있다. 새로 시리즈는 국내 출시한 '새로', '새로 살구', 수출 전용 제품 '새로 리치'가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앞으로 소주 수출국을 확대하고 한국 소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하며 해외에서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